AI 반도체 증설 앞두고 300㎜ 웨이퍼 선점전
핵심 요약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300㎜ 실리콘 웨이퍼의 공급 여력이 줄고 있다. 내년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이 본격화하면 웨이퍼 선점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ABF 기판에서는 2030년 생산능력까지 확보하려는 장기계약과 공동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면서 300㎜ 실리콘 웨이퍼의 공급 여력이 빠르게 줄고 있다. 세계 3위 업체인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는 지난 4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2인치·8인치·6인치 생산설비가 사실상 최대 가동률에 도달했으며, 일부 첨단 12인치 제품에서는 공급 제약이 이미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AI 메모리 증설이 본격화하는 내년 이후에는 물량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AI와 고성능컴퓨팅, 첨단 패키징 시장이 커지면서 고순도·저결함 웨이퍼 주문과 장기공급계약이 함께 늘고 있다. 세계 4위 독일 실트로닉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고객사의 재고 조정 종료 이후 300㎜ 제품 주문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1·2위인 일본 신에쓰화학과 섬코도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며 출하량이 증가하는 흐름을 확인했다.
실리콘 웨이퍼는 회로를 새겨 반도체 칩을 만드는 원판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부터 GPU·AI 가속기·ASIC까지 모든 반도체 생산의 출발점이다. 특히 AI 서버용 제품은 대부분 300㎜ 웨이퍼를 사용한다. 첨단 패키징과 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을 늘리더라도 웨이퍼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제품 생산 확대가 어렵다. 공급망 부담이 패키징과 D램, 기판을 넘어 웨이퍼와 핵심 소재로 확산하는 배경이다.
기판 시장에서도 장기 물량 확보 움직임이 앞서 진행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핵심 소재인 ABF 기판을 2028년까지 장기계약으로 확보했으며, 일부 고객사는 2029~2030년 생산능력까지 선점하려고 조기 증설을 요구하거나 투자비를 공동 부담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위 AI 기판 업체 이비덴도 올해부터 2028년까지 5000억엔을 투입해 AI·고성능 서버용 IC 패키지 기판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웨이퍼가 당장 직접적인 병목으로 굳어진 단계는 아니지만, 공급망 전반에서는 선제적인 확보 경쟁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