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강자 한국, 자본시장 저평가 넘을 해법은
핵심 요약
한국 메모리 기업은 AI 핵심 기술과 높은 순이익에도 과거의 사이클 산업이라는 인식 탓에 저평가되고 있다.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채택과 기술 지원에 맞서 대미 로비와 미국 내 투자·생산을 병행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술 주도권을 장기간 유지하며 차세대 HBM과 결합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도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지난달 31일 대전 KAIST 연구실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순이익과 고대역폭메모리 기술력을 갖추고도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시스템의 중심이 메모리로 이동했지만, 세계 자본시장은 두 회사를 여전히 생산량과 가격 변화에 민감한 사이클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김 교수는 마이크론·TSMC·엔비디아와 비교할 때 한국 메모리 기업의 평가가 크게 낮다고 짚었다. TSMC와 엔비디아는 대체하기 어려운 기업으로 인식되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과거의 메모리 사이클 논리가 계속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시장의 시각을 바꾸려면 기술과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현재의 AI 메모리 주도권을 약 10년간 유지해 메모리의 핵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현장의 직접적인 위협으로는 중국 업체의 추격보다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채택과 기술 지원 가능성을 꼽았다. 애플이 중국 판매용 휴대전화부터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고 창신메모리나 양쯔메모리의 성장을 지원하면 이들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돼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응책으로 미국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와 미국 투자를 함께 추진하고, 향후 늘어나는 생산능력 일부를 현지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은 앞으로 3~4년 뒤 HBM3 수준의 제품을 생산해 내부 수요를 자국산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은 HBM6·HBM7으로 전진하고 HBF·HBS 및 GPU와의 결합을 이어가야 한다고 봤다. 투자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이익이 향후 2~3년 유지되거나 늘어날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가 급락 때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레버리지 ETF보다 기업의 기술력과 이익을 살피는 장기 접근에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