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유동화 문턱 낮춘 SEC
핵심 요약
SEC가 상당수 AI 데이터센터 유동화 거래에서 일부 투자자 보호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업자의 위험 보유 부담이 줄어 자금 조달과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가 쉬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 확대와 함께 수요 둔화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경우 부채와 투자자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산과 수익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는 상당수 유동화 거래에 일부 투자자 보호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업자가 손실 위험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보유하지 않고도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열리면서, 월가를 통한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 부채 시장의 확장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SEC 실무진은 지난달 말 공개한 서한에서 데이터센터가 대출이나 리스처럼 원금 상환과 함께 소멸하는 금융 자산과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기초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기존 규제가 다수 거래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발행사나 금융회사가 부채의 일부를 통상 5% 직접 보유하는 ‘위험 보유’ 의무가 빠질 수 있어, 사업자는 미래 임대료를 토대로 채권을 팔면서 자기 자금을 이전보다 적게 묶을 수 있게 된다.
위험 보유 제도는 부실 대출을 투자자에게 넘긴 발행사가 손실 책임에서 벗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도입됐다. 이번 판단은 공식적인 규정 개정은 아니지만, 사업자와 금융사들이 법적 불확실성을 피하려 기존 규정을 적용해 온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 ABS 신규 발행액은 2020년 24억달러, 약 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55억달러, 약 22조원으로 증가했다.
오픈AI와 메타, 구글 등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경쟁에 규제 부담 완화가 더해지면 확보한 민간 자금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로 다시 투입될 여지도 커진다. 트럼프 행정부도 규제 완화와 에너지 공급 확대를 통해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담보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등 일부 상품에는 위험 보유 규정이 유지된다. 향후 임대료와 가동률, AI 수요 증가를 전제로 쌓인 부채는 투자 열기 둔화나 공급 과잉으로 현금 흐름이 줄 경우 채권 가치 하락과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