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리 행동 늘며 개인정보 동의 기준 재검토
핵심 요약
AI의 예약·주문 대행이 늘면서 개인정보 이용 동의 기준을 재검토하는 논의가 열렸다. 설문 응답자의 88%는 형식적 동의를 경험했고, 90%는 AI의 정보 제공 전 확인을 원했다. 정부는 국민 의견을 토대로 개인정보 보호 제도 개선과 사전 예방 체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식당 예약과 주문까지 맡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하도록 허용할지 논의가 시작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국민 참여단 200여명과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제3회 ‘모두의 토론회’를 열었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동의 횟수는 늘었지만 신뢰가 함께 쌓이지 않았다며 제도를 새롭게 설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토론회에서 공개된 사전 온라인 설문에서는 응답자 88%가 반복되는 동의 절차를 형식적으로 넘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개인정보가 어디에 쓰이는지 쉽게 안내하고 언제든 거부할 수 있게 하는 편이 사전 동의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은 94%였다. 반면 AI 비서가 정보를 다른 곳에 제공하기 전 매번 확인받아야 한다는 응답은 90%였고, 단계별 확인보다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을 선호한 응답도 61%였다.
김병필 한국과학기술원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AI가 음식 취향과 이전 대화, 위치를 참고해 식당을 고르고 예약 과정에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외부 플랫폼이나 식당에 전달하는 사례를 들었다. “예약해줘”라는 요청과 개인정보를 특정 상대에게 넘기는 데 동의하는 것은 법적으로 다른 의사표시라는 설명이다. 제공 때마다 확인하는 방식과 범위를 미리 알리고 원치 않는 제공을 거부하게 하는 방안의 장단점,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동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이해민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개인정보 활용 범위를 정하는 주체는 사람이어야 하며 기준은 국민의 권리와 사회적 합의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도 안전한 활용의 방향은 국민 의견을 바탕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개인정보 보호를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꾸고, 법 위반 대응과 기업의 보호·보안 투자 유도, 피해자 구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의견과 숙의 결과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