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답변 베끼는 교실, 문해력 경고등
핵심 요약
생성형 AI의 오류를 검증 없이 발표하거나 과제에 인용하는 사례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확인됐다. 교사 82.5%는 과도한 AI 사용이 학생의 문해력을 떨어뜨린다고 답했다. 교육계는 AI 활용에 앞서 긴 글을 읽고 정보의 맥락과 신뢰도를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사회 수업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조문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생성형 AI가 안 의사의 아들 안준생이 히로부미 추모 사찰을 참배한 일을 안 의사의 행적으로 뒤섞어 만든 오류였다.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이 답변을 검증하지 않은 채 발표하면서 교육 현장의 AI 맹신 문제가 드러났다.
전국 초·중·고 교사 941명을 조사한 결과, 82.5%는 과도한 AI 사용이 학생의 문해력을 떨어뜨린다고 답했다. 원인으로는 사고 과정을 건너뛰고 즉시 답을 얻는다는 응답이 51.8%로 가장 많았고, 자료 탐색 과정 생략 18.2%, 결과의 무검증 수용 15.3%가 뒤를 이었다. 교사들은 긴 글을 읽지 않고 AI가 정리한 내용을 교사의 설명보다 신뢰하거나, 답의 의미조차 모른 채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AI가 정확한 내용을 제시해도 일부만 읽어 결론을 잘못 내리는 일도 발생했다. 경기 의왕의 한 초등학생은 비닐봉지가 종이봉투보다 제조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대목만 보고 비닐 사용이 친환경이라고 발표했지만, 뒤에 이어진 비닐의 비분해성 설명은 읽지 않았다. 부산의 한 사립대에서는 사회복지학 수강생 30명 중 절반가량이 실제 명칭과 다른 고독사 관련 법률을 쓰고, 5년 주기인 실태 조사를 매년 실시한다고 과제에 적었다.
OECD의 ‘2026 디지털 교육 전망’에 소개된 튀르키예 고교생 1000명 실험에서는 AI를 활용한 학생의 연습 점수가 비사용 학생보다 48% 높았지만,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는 오히려 17% 낮았다. 한·미·일 15~69세 3000명 조사에서는 신문 독자가 비독자보다 가짜 정보를 가려낼 확률이 5% 높았고, 소셜미디어를 신뢰하거나 뉴스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집단은 허위 정보에 더 취약했다. 교육계는 AI 사용에 앞서 책과 신문 등 긴 글을 읽으며 맥락과 정보 신뢰도를 판단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