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다음 승부처는 공간…빌트인 가전 경쟁 격화
핵심 요약
프리미엄 가전 경쟁이 AI 성능을 넘어 공간 활용성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의 빌트인 구성은 약 0.5평을 확보해 공간 가치가 약 1억5000만원에 이른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빌트인 패키지를 기반으로 국내외 고급 주거 B2B 시장을 넓히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경쟁축이 인공지능 성능에서 주거 공간 활용성으로 넓어지고 있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 주방가전 시장의 빌트인 제품 연평균 성장률은 9.8%로, 일반 가전 성장률 4~5%의 약 두 배에 이른다. AI 기능의 보편화로 제품별 성능 차이를 부각하기 어려워지자 가전업체들은 설계 단계부터 설치 면적을 줄이고 실제 생활 공간을 넓히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는 LG전자와 현대건설이 컨버터블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광파오븐을 일체형으로 구성한 빌트인 가전 구독 옵션을 조합원에게 제안했다. 가구 안에 제품을 매립해 설치 여유 공간을 줄이는 이 구성으로 약 0.5평을 확보할 수 있다. 압구정 신축 주택의 시세가 평당 3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점을 반영하면 추가 공간의 가치는 약 1억5000만원으로 환산된다.
빌트인은 여러 가전을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어 단품 판매보다 세대당 판매 규모가 크고, 건설사를 상대로 한 기업 간 거래 수주로 이어지기 쉽다. LG전자는 국내 재건축 사업에서 구독과 빌트인을 결합하고, 해외에서는 초프리미엄 브랜드 SKS를 중심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걸레받이 공간에 넣는 로봇청소기 ‘로니’ 히든스테이션과 최소 4㎜의 틈에 설치할 수 있는 ‘핏 앤 맥스’ 냉장고도 공간 중심 개발 전략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데이코를 앞세워 고급 주거 프로젝트에 빌트인 패키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기업 간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비에라의 프리미엄 단독주택 단지 ‘아리페카’ 모든 세대에 데이코 제품을 적용하고 스마트싱스 기반의 연결 경험을 결합했다. 가전과 주거 공간의 조화를 중시하는 인테리어 수요가 확산되는 가운데, 제한된 면적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빌트인은 프리미엄 시장과 건설사 협업 경쟁의 주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