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과학 연구로 성장축 이동
핵심 요약
AI 개발사들이 수학 난제와 신약 개발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픈AI·구글 딥마인드·앤트로픽은 연구 모델과 서비스 개발, 기업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과학 AI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지만 20여명에 그친 전문 인력 확충이 과제로 남았다.

인공지능 개발사들이 챗봇과 사무자동화를 넘어 수학 난제, 신약·신소재·에너지 개발 등 과학 연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을 확보하면서 고용 대체 논란을 줄이고, 복잡한 연구 과정을 모델 성능을 시험·개선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오픈AI의 차세대 모델 ‘아스트라’ 내부 버전은 27년간 미해결 상태였던 ‘비소픽 군’ 문제를 포함해 수학·컴퓨터과학 난제 10건에서 새로운 증명을 제시했다. 지난 5월에는 폴 에르되시가 1946년 내놓은 평면 단위거리 문제의 핵심 추측을 반증했다. 내년까지 학술기관 연구자 10만명에게 첨단 모델을 무료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에르되시 문제 353개 가운데 9개를 해결했으며, 알파폴드 전담팀의 핵심 인력을 제미나이 등으로 옮겨 범용 과학 에이전트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문헌 검색과 코딩, 데이터 분석, 논문 초안 작성을 통합한 ‘클로드 사이언스’를 공개하고 소외질환 치료 후보물질 발굴에 착수했다. 연구용 AI는 기업 계약으로도 이어졌다. 머크는 지난 4월 구글 클라우드·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등을 도입하는 최대 10억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AI 신약개발 시장은 올해 40억달러에서 2035년 439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제네시스 미션’에도 주요 개발사들이 참여 의사를 내놓았다.
한국은 기반 조성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AMD와 국가과학AI연구센터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 소프트웨어, 인력 지원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센터 인력은 20여명으로, 교수 140명과 학생 연구자 1200여명이 활동하는 캐나다 밀라연구소와 차이가 크다. 센터는 올 하반기 추가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 현장의 시간과 비용 병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만큼 인프라뿐 아니라 전문 인력 확충이 국내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