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규제 정비·실증 지원, 산업 경쟁력과 연결해야
핵심 요약
인공지능기본법 시행 이후 사업자별 의무와 관련 법률의 적용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AI 전용 샌드박스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규제 이행 경험을 제도 개선과 시장 기회로 연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선제적 규제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합리성과 국제 정합성을 갖춰야 한다.
한국이 인공지능 산업의 선도권을 확보하려면 규제를 의무 부과에 그치지 않고 혁신과 시장 진입을 뒷받침하는 체계로 정비해야 한다. 인공지능기본법 시행으로 포괄적 법적 기반을 마련한 만큼, 기업이 책무를 명확히 이해하고 이행할 수 있는지, 그 과정이 성장으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할 시점이다.
우선 개발·제공·운용·이용 과정에서 사업자별 역할과 위험 통제 가능성을 기준으로 책임과 의무를 구체화해야 한다. 현행법은 개발사업자와 이용사업자를 구분하면서 고영향 AI 책무에는 인공지능사업자라는 포괄적 표현을 쓴다. 채용·대출 심사 AI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자동화된 결정과 설명 의무가 겹칠 수 있어 법률 간 적용 범위와 이행 방식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의 규제 심의와 부처 조정 기능을 활용한 사전 검토도 과제다.
AI 특화 규제 샌드박스 도입도 제안됐다. 현행법은 일부 ICT 샌드박스와의 연계만 지원하며 AI 전용 특례는 없다. 올해 1~7월 ICT 규제 샌드박스 신규 과제 12건 가운데 11건이 AI 관련이었지만, 같은 기간 지정된 8건 중 AI 신규 과제는 1건이었다. 사전 컨설팅과 부처 협의가 길어지는 문제를 줄이려면 관계 기관이 쟁점을 함께 검토하고 이견을 조정하는 절차, 테스트 결과에 따른 법령 정비 여부와 사유를 기한 내 공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미국은 연방 단일 규범과 데이터센터·전력 인프라 인허가 간소화를 추진하고, 중국은 생성형 AI 규제와 제15차 5개년 계획의 ‘AI+’ 육성을 병행한다. 스페인은 샌드박스 운영 경험을 기업 준수 지원을 위한 16개 가이드라인으로 제도화했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에 시험·평가 비용과 연산자원을 지원하고 샌드박스 검증 자료를 후속 평가와 공공구매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고영향 AI 의무를 세계 최초로 시행한 성과가 갈라파고스 규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규제의 합리성과 국제 정합성을 갖추고, 안전·신뢰 투자를 시장 기회와 연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