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작 논란에 멈춰 선 240만 달러 데뷔작
핵심 요약
제리 팔라데의 데뷔 범죄소설이 AI 활용 의혹으로 240만 달러 규모의 출판 계약을 잃었다. 작가는 초고와 기록을 제시하며 직접 창작했다고 반박하고 탐지 기술의 정확성과 인종적 편견 문제를 제기했다. AI 생성 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창작 과정의 신뢰와 입증 책임이 출판계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나이지리아 출신 신인 작가 제리 팔라데의 범죄소설 데뷔작 ‘전화해, 시체는 내가 치울게(Call Me, I’ll Hide the Body)’가 인공지능 활용 의혹으로 출간 단계에서 철회됐다. 미국 출판사 미노타우르북스는 2028년 출간을 목표로 판권을 240만 달러, 약 34억 원에 사들였으나 원고의 창작 과정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형 계약은 무산됐다.
이 작품의 판권 경매에는 출판사 14곳이 참여했다. 계약을 대리한 마크 제럴드는 원고의 완성도에 높은 평가를 유지했지만, 한 편집자가 AI를 사용한 듯한 흔적을 발견하면서 추가 검토에 들어갔다. 탐지 소프트웨어를 곧바로 적용하는 대신 원고를 세밀하게 살폈고, 이후 편집 회의에서 팔라데가 밝힌 집필·완성 과정 일부가 앞선 설명과 달라지자 지난달 29일 투고를 철회했다. 국제 판권 담당사 호지먼리터러리도 원고의 발전 과정을 더는 확인할 수 없다는 내용을 해외 출판사들에 알렸다.
팔라데는 자료 조사 때 오픈소스 AI 모델을 잠시 이용했을 뿐 이야기와 인물, 장면, 유머, 구성, 문체는 모두 자신이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초고와 필기 노트, 작성 날짜가 남은 왓츠앱 메시지도 증거로 제시했다. 2012년과 2017년에 쓴 글을 탐지 도구로 검사했을 때 각각 98%와 99%가 AI 작성으로 판정됐다며 기술의 정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흑인 작가의 성과를 의심하는 인종적 편견이 논란에 작용했다고 주장했으며, 올해 주요 출판사와 계약한 흑인 작가 3명도 AI 사용 의혹을 받았다.
출판계의 AI 대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출판사 아셰트는 지난 3월 공포소설 ‘수줍은 소녀(Shy Girl)’의 출간을 중단했다. 아마존 자가출판 도서 1만4419권을 분석한 조사에서는 산문 2168권 가운데 절반이 AI 활용 글로 판정됐다. 다만 판별 기술만으로 생성 여부를 확정하기 어려워 작가에게 초고와 수정 기록 등 창작 과정을 입증할 부담이 커지고 있다. 뉴욕대 출판학 임상 조교수 샤린 로사트도 업계가 AI를 책임감 있고 공정하게 다룰 준비를 아직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