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작, 금지보다 인간 기여 따져야
핵심 요약
문학 공모전의 AI 활용 작품 일률적 배제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프롬프트에 작가의 체험과 관점이 구체적으로 담길수록 AI는 창작 보조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AI 개입 정도와 인간의 창의적 기여를 함께 살피는 새로운 심사 기준이 요구된다.
문학 공모전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품의 응모를 일률적으로 막는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시인 정성수는 AI가 작가를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료 조사와 발상 확장, 초고 구성, 표현 정리를 지원하는 창작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작품의 가치는 기술 사용 여부보다 인간의 경험과 사유, 감성이 얼마나 충실히 담겼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AI가 별도의 설계 없이 완성도 높은 글을 자동으로 내놓는 것은 아니며,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프롬프트가 제시됐다. 글의 주제와 관점, 전달할 감정, 문체와 구성을 구체화하고 작가의 체험을 입력해야 결과물에도 고유한 시선이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아버지의 새벽 출근을 다룰 때 구두끈을 매는 모습과 닳은 구두 뒷굽, 차가운 공기, 지하철 굉음 등을 담는 방식이 사례로 제시됐다.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도 등장 초기에는 인간의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지만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고, AI 역시 기술 발전의 연장선에 있다는 시각이다. 문학의 창작 환경도 붓과 먹에서 타자기와 컴퓨터, 디지털 기기로 이어져 왔다. 도구의 변화가 인간의 창의성을 없애기보다 표현 범위와 창작 가능성을 넓혀 왔다는 점에서 AI만 배제할 이유가 충분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AI가 생성한 글을 그대로 복사해 자신의 작품으로 제출하는 행위는 창작으로 인정하기 어렵지만, 작가가 주제와 방향을 정하고 경험과 철학을 토대로 초고를 만든 뒤 반복적으로 수정해 고유한 문체를 입힌 경우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문학계에는 AI의 개입 정도와 작가의 창의적 기여를 함께 심사하는 기준이 요구된다. 무분별한 복사와 대리 창작은 제한하되 인간이 중심이 된 활용은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자는 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