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시대, 인문학이 경쟁력이 되는 이유
핵심 요약
효성그룹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인문계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기존 지식 활용에 강한 AI의 확산으로 새로운 질문과 문제 정의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통념을 의심하고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인문학적 사고가 AI 전환 시대의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인공지능이 검색과 코딩, 데이터 정리·분석까지 맡는 시대에 기업이 원하는 역량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효성그룹은 1966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인문계 전공자만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했다. 사학·철학 등 인문학과 어학 분야의 학사·석사로 지원 자격을 한정해 이공계 전공자를 사실상 제외한 이례적인 채용이다.
인문학 인재의 역할은 인공지능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최고경영자 알렉스 카프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앤트로픽에서 인공지능 모델의 인격과 행동 원칙 설계를 이끄는 아만다 아스켈 총괄은 철학 박사다. 방대한 문서와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기존 지식의 활용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그 지식을 어떤 방향으로 쓸지 판단하는 역량도 중요해진 것이다.
AI는 과정과 답이 정해진 작업에서 높은 성능을 내지만, 학습 데이터가 닿지 않은 문제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리만가설의 검증이나 블랙홀 내부 구조, 4차원 세계의 물리 법칙처럼 인류가 아직 규명하지 못한 영역에서는 오류 없는 답을 기대하기 어렵다. 새로운 지식이 기존 자료의 재구성만이 아니라 통념을 의심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탐구는 여전히 필요하다.
특수상대성이론은 동시성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철학적 탐구와 맞닿아 있었고, 건축가 마이클 벤트리스는 선문자 B가 그리스어가 아니라는 당시 통념을 뒤집어 미케네 문명의 언어를 밝혀냈다. 과거에는 인문학 지식을 생산성과 이윤으로 연결하기 어려웠지만, AI가 정보의 축적과 가공을 보편화하면서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무엇을 물을지 결정하는 능력의 가치가 커졌다. 인문학적 사고가 교양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 시대의 경쟁 기반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