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동화 뒤에 늘어나는 초단기 보조노동
핵심 요약
AI 자동화와 함께 라벨링·오류 수정 등 불안정한 초단기 보조노동이 늘고 있다. 물류 현장의 알고리즘은 업무를 자동화하면서 노동자의 동선과 속도, 휴식까지 관리한다. 피지컬 AI의 불완전한 작업 능력은 현장 노동자의 부담과 안전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데이터 가공과 오류 수정에 투입되는 초단기·저임금 노동을 확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AI가 데이터와 전력, 노동, 자본을 결합한 물리적 인프라이며, 인간의 무보수 데이터와 저임금 작업, 특정 지역의 자원 소모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체계라고 진단했다.
AI 개발 과정에서는 사람이 학습 자료에 표식을 붙이는 라벨링과 잘못된 결과를 수작업으로 고치는 미세 노동이 필요하다. 인도에서는 노동자가 이마에 카메라를 달고 공장 업무를 수행하며 AI 학습에 쓰일 암묵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작업은 정규 고용이나 4대 보험, 산업재해 보상과 거리가 먼 이름 없는 유령노동으로 분산돼 기존 노동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AI는 인간처럼 이해하고 판단하는 독립적 지능체라기보다 대규모 학습 데이터에서 통계적 패턴을 찾아 결과를 예측하는 계산 시스템에 가깝다. 물류 현장에서는 경로와 재고, 작업 배분을 최적화하는 데 쓰이는 동시에 노동자의 이동 경로와 속도, 휴식 시간까지 계량화한다. 자동화가 일부 업무를 없애는 한편, 남아 있는 노동 과정에 대한 알고리즘의 통제는 더 세밀하고 눈에 띄지 않는 형태로 강화되는 구조다.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를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과정에서는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이 교수는 현재 로봇의 작업 능력을 인간 노동자의 약 70% 수준으로 평가하며, 부족한 부분을 현장에서 후행 학습으로 보완할 경우 오류 대응 부담과 업무 스트레스가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봤다. 콜센터와 번역, 게임, 물류, 단순 사무직 노동자가 전환 비용을 먼저 부담하는 반면 생산성 이익은 플랫폼과 모델을 보유한 소수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