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존 시대, 사고력 지키는 ‘깊이 읽기’
핵심 요약
생성형 AI 의존이 청소년과 성인의 추론력·비판적 사고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긴 글을 해석하고 검증하는 깊이 읽기가 문해력 저하에 대응할 핵심 훈련으로 제시됐다. 성장기 디지털 노출을 줄이고 정답 찾기 중심의 읽기 교육을 바꿀 필요성이 강조됐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2년도 되지 않아 세계로 확산하면서 청소년과 성인의 문해력 저하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인지신경과학자인 매리언 울프 미국 UCLA 교수는 AI가 보고서와 논문 작성 속도를 높이는 반면, 이용자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줄여 추론력과 비판적 사고력의 발달을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응책으로는 긴 글을 꾸준히 읽으며 의미를 해석하고 사실을 검증하는 ‘깊이 읽기’를 제시했다.
AI 의존 학생은 스스로 사고하는 학생보다 뇌 활동이 현저히 적고 발달도 저하되는 현상이 여러 연구에서 관찰됐다. 스마트폰 검색은 정보의 위치와 채택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남지만, AI는 이를 생략하게 만들어 청소년의 독서 회로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MIT와 하버드대 연구진이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지식 노동자를 살핀 결과에서도 AI 이용자는 업무 속도가 빨라졌지만 오류를 발견하지 못하는 비율이 비이용자보다 높았다.
울프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발달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터프츠대 아동발달학 교수와 독서·언어 연구 센터 소장을 지냈다. 난독증이 있는 아들을 키우며 40여 년 동안 독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고, 디지털 시대의 문해력 문제를 다룬 ‘책 읽는 뇌’와 ‘다시 책으로’를 썼다. 최근 10대는 숏폼과 AI의 영향으로 복잡하고 긴 글에 집중하는 ‘인지적 인내심’이 약해지고 있으며, 짧은 지문 중심의 수업도 사고력 저하의 악순환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깊이 읽기는 글자를 훑거나 빠르게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행간의 의미를 찾고 기존 배경지식과 새 정보를 연결하며 내용의 사실 여부까지 점검하는 독서 방식이다. 성장기에는 독서를 통해 뇌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이 활성화되는 만큼 10~12세까지 스마트폰과 AI 노출을 최소화하고 책을 즐겁게 접하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빠르게 정답을 찾는 데 치우친 한국의 입시형 읽기 교육 역시 AI 시대에 필요한 고급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를 충분히 기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