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국가 주도 대입시험을 다시 묻다
핵심 요약
AI 시대에 전국 수험생이 같은 문제를 푸는 국가 주도 대입시험 체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술형·논술형 전환만으로는 동일한 질문과 일원적 선발 구조가 유지된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대학별 필요와 적합성에 맞춘 문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문제 해결 능력을 빠르게 넘어서는 상황에서 전국의 수험생에게 같은 문제를 제시하는 국가 주도 대학입시 체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오지선다형을 서술형이나 논술형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수능이라는 익숙한 틀과 대입 선발의 일원적 운영 방식 자체를 논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은 최근 초보적인 컴퓨터도 쉽게 풀 수 있는 오지선다형 문제를 위해 학생들에게 과도한 공부를 요구하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편리한 채점과 입시 행정의 공정성 시비를 피하려는 운영 방식이 학생들의 희생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내놨다. 관계 당국은 수능을 서술형·논술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모든 학생이 동일한 질문에 답하는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이 같은 대응은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상력의 관성’과 맞닿아 있다. 영화 <호프> 속 외계인이 인간 남녀의 체형을 그대로 닮고, 전기차 보급 초기의 충전기가 주유기와 비슷한 외양으로 제작된 사례가 그 단면으로 제시됐다.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모의 성을 함께 쓰는 선택 역시 성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전제까지 넘어서지는 못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서술형과 논술형을 도입하더라도 전국의 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인간보다 답변 능력이 뛰어난 AI가 일상화된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길러낼 수 있는지는 여전히 남는 쟁점이다. 범용인공지능과 초지능인공지능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학별로 각 대학이 필요로 하는 역량과 적합성을 확인할 문제를 마련하고 학생을 선발하도록 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논의의 초점은 시험 문항의 형식보다 국가가 대입을 일원적으로 관리해 온 관행을 벗어날 수 있느냐에 맞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