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규제·지원책, 기업 현실 맞춰 세분화해야”
핵심 요약
스타트업과 VC 업계가 AI·데이터 규제를 위험 수준과 국제 기준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잦은 정책 변경과 과도한 서류, 획일적인 GPU·공공조달 지원이 현장 부담으로 지적됐다.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 역차별이 이어지면 AI 스타트업의 해외 이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업계가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야의 규제를 위험 수준에 비례하도록 세분화하고 국제 기준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코딧 글로벌정책실증연구원,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 스타트업 경쟁력과 디지털 규제의 방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디지털 프로스퍼리티 아시아가 주최한 행사에는 국회 보좌진과 스타트업·VC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규민 디지털 프로스퍼리티 아시아 한국대표는 스타트업의 86%가 디지털 규제로 운영상 제약을 겪고 있다며 성장과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정교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토론에서는 정책의 잦은 변경과 획일적인 지원 기준, 부처별 중복 규제가 주요 애로사항으로 제시됐다. 선재원 메라키플레이스 대표는 비대면 진료 정책이 큰 틀에서 다섯 차례, 시행지침을 포함하면 약 열 차례 변경돼 개발·연구개발 인력이 반복적으로 규제 대응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지원 절차와 사업 단위가 소규모 기업의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신의철 하이퍼스타 대표는 정부지원금 300만원을 집행하면서 20종이 넘는 서류를 제출해야 했고, 그래픽처리장치 지원은 최소 이용 단위와 현금 부담이 커 활용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박준영 트릴리온랩스 최고제품책임자는 20명 안팎의 AI 스타트업이 기술개발과 공공사업용 시스템 통합, 현장별 맞춤 개발, 컴플라이언스를 동시에 감당하기 어렵다며 공공조달과 데이터·GPU 지원을 실제 이용 방식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정책의 안정성과 현장 소통, 기업 규모와 수요에 따른 절차 세분화를 함께 주문했다. 선 대표는 하위법령의 세부 기준 하나가 법제화 취지와 서비스 효용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원대로 윌트벤처빌더 대표는 싱가포르가 프레임워크와 가이드라인을 먼저 제시해 시장을 운영한 뒤 필요한 규제를 보완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국내 기업에만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AI 스타트업의 해외 설립과 이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