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산성 반등 초입…한국은 조직 혁신이 관건
핵심 요약
세계 경제가 AI 생산성 J커브의 저점을 지나 반등 초입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 로봇 밀도 세계 1위에도 노동생산성이 OECD 평균보다 낮아 조직 재설계가 시급하다. 업무 중심 혁신과 고용 보장, 제조 데이터 권리 확보가 AI 전환의 성패를 가를 핵심으로 꼽혔다.
에릭 브리뇰프슨 스탠퍼드대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세계 경제가 AI 생산성 J커브의 가장 깊은 구간을 통과해 반등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미국에서는 AI 집약 산업의 생산성 개선과 노동 재배치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상승까지는 조직 개편과 무형자산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AI 에이전트가 적응 비용을 낮추면서 과거 15년가량 걸리던 전환 기간은 조직적 준비를 갖춘 기업에서 3~5년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으로는 기술 도입률보다 업무 흐름과 인센티브, 성과 측정 체계가 꼽혔다. 기존 절차에 AI만 추가하면 잠재력의 일부만 얻는 데 그치며, 업무별 AI 노출도와 가치 잠재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생성형 AI가 만드는 효용도 공식 통계에 충분히 잡히지 않는다. 2026년 미국 챗봇의 소비자 잉여 추정치는 1720억 달러로 1년 전 1160억 달러보다 늘었다. 통계기관에는 디지털 재화 수용의사 실험과 GDP-B 위성계정, 기업의 AI 활용·성과 조사가 제안됐다.
AI 확산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고객지원, 마케팅·콘텐츠, 법률·규정 준수, 재무 분석처럼 결과가 디지털이고 검증 가능한 분야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AI 오케스트레이션과 에이전트 관리, 평가·레드팀, 모델 감사, 데이터 큐레이션 같은 새 직무도 등장했다. 고객지원 연구에서는 1인당 생산성이 평균 14%, 초보자는 34% 향상됐지만, 자동화 영향이 큰 직군에서는 22~25세 고용이 상대적으로 16% 감소했다. 신입 채용 축소는 장래 숙련 인력의 공급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한국은 근로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1220대로 세계 1위이며 싱가포르의 800대를 크게 앞선다. 그러나 2025년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약 52달러로 OECD 평균 70달러에 못 미친다. 노동시장 경직성은 조직 재설계 비용을 키우지만, 인력보다 업무 내용을 먼저 바꾸고 직무 전환에 고용 보장을 결합하면 충격을 낮출 수 있다. 제조 현장의 암묵지를 데이터로 전환하되 권리를 확보하고 물리적 생산자산과 결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기술 구매의 속도보다 조직 재설계의 깊이와 인간을 보완하는 방향이 한국 AI 전환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