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성과급이 바꾼 직장인의 만남
핵심 요약
AI 반도체 호황과 억대 성과급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직원의 결혼시장 선호도가 높아졌다. 일부 직원은 상대의 관심이 자신보다 경제력에 쏠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첫 만남에서 직장을 숨긴다. 높아진 반도체 직군의 위상은 전문직 수준의 배우자 선호와 대중문화 속 장면으로도 나타났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연애·결혼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의 실적 개선이 대규모 성과급으로 이어지자, 경제력보다 자신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보이는 상대인지 확인하려고 첫 만남에서 직장을 감추는 직원도 나타났다.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하는 미혼 백모씨(32)는 진지한 관계를 원하지만 첫 데이트 때 회사 이름을 곧바로 밝히지 않는다. 억대 성과급 수령을 앞둔 백씨와 동료들은 최근 늘어난 이성의 관심이 자신을 향한 호감인지 경제적 조건 때문인지 고민하고 있다. 백씨는 과거에는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이런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전부터 안정적인 대기업 직장으로 선호됐지만 배우자 조건에서는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보다 다소 낮게 평가됐다. 최근 억대 성과급이 알려진 뒤에는 이들 전문직과 비슷한 수준까지 선호가 높아졌다.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삼성전자 약 6억원, SK하이닉스 약 7억원으로 예상된다.
달라진 인식은 대중문화에도 반영됐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의 한 영상에서는 수수한 차림의 남성이 고급 의류매장에서 무시당하다가 ‘SK hynix’가 적힌 회사 조끼를 드러내자 판매 직원이 ‘하이닉스느님’이라고 부르며 태도를 바꾼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이 장면은 반도체 업계 종사자의 높아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주 호황은 한국 경제와 증시를 끌어올렸고, 두 회사는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글로벌 기업 대열에도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