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글라스 확산에 커지는 촬영·분석 규제 과제
핵심 요약
AI 글라스의 국내 확산과 함께 주변인의 영상·음성 수집 위험이 커지고 있다. 촬영 표시 장치의 우회 가능성과 AI 파생정보·국외 이전 문제가 법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와 기업에는 위험 수준에 맞춘 기준과 기획 단계부터의 개인정보 보호 설계가 요구된다.
카메라와 마이크, 생성형 AI를 결합한 스마트 안경이 국내 시장과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 5월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를 국내에 내놨고 삼성전자·구글·애플도 연내 진입을 예고했다. 간판 번역과 사물 안내부터 물류·제조 작업 지원까지 활용 범위가 넓지만, 착용자의 시선이 곧 촬영 장치가 된다는 점에서 주변인의 개인정보 침해 위험도 함께 커졌다.
지난 5월 국내 토익 정기시험에서는 AI 글라스를 쓴 응시자 2명이 적발돼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공인어학시험에서 확인된 첫 사례다. 2024년에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안경으로 촬영한 얼굴을 검색 서비스와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연결해 낯선 사람의 이름·연락처·주소를 약 1분 만에 찾는 ‘아이엑스레이’를 시연했다. 메타 제품은 촬영 중 흰색 LED를 켜고 표시등 훼손 시 카메라를 막는 기능도 도입했으나, 2달러 미만의 스티커로 표시등만 가린 채 촬영을 이어가는 우회 방식이 확인됐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신체에 착용해 영상을 수집·저장·전송하는 장치를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로 다룬다. 업무 목적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을 촬영하려면 법적 근거를 갖추거나, 촬영 사실을 명확히 알린 상태에서 거부 의사가 없고 부당한 권리 침해 우려도 없어야 하며 불빛이나 소리로 작동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다만 사적 촬영에는 이 규정을 바로 적용하기 어렵다. 얼굴 특징값과 문서 내용, 대화 기록 등 파생정보가 남거나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전송되면 처리 근거와 국외 이전, 보유기간, 안전조치 문제도 추가된다.
뉴욕주 법원은 카메라 장착 안경의 법정 반입을 금지했고, AI 학습용 영상이 해외 하청업체의 검수 과정에 넘어간 일을 둘러싼 소비자 소송도 제기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수집·저장·전송·삭제 전반의 보호 기준을 마련하고 영상정보 관련 별도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기업은 기기 내 처리를 확대하고 서버 전송과 보유기간을 줄이는 한편 표시등 변조 탐지, 얼굴·차량번호 비식별, 학습 이용 및 국외 이전 고지를 검토해야 한다. 도입 기업도 사용 목적과 금지 장소, 촬영 거부 절차, 접근권한과 삭제 기준을 내부 정책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