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독료 품은 물가 바구니, 제사 나물은 퇴장
핵심 요약
생성형 AI 구독료와 밀키트·마라탕 등이 2025년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품목에 새로 포함됐다. 고사리와 도라지, 외장하드, 도시락과 일부 교육·보육 비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1947년 생필품 중심이던 물가 조사는 오늘날 455개 품목으로 확대돼 소비 생활의 변화를 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소비 생활의 변화를 반영해 2025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품목을 개편했다. 생성형 AI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저장공간, 온라인쇼핑 구독료를 비롯해 스마트워치, 전기차 충전료, 조립식 수납가구, 영유아 강습료가 새로 포함됐다. 식생활 분야에서는 마라탕과 샐러드, 밀키트가 물가 바구니에 진입했다.
고사리와 도라지는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이 조사 기준선인 300원대 이하로 줄면서 반세기 가까이 지켜온 자리를 내줬다. 땅콩과 부탄가스, 습기제거제, 싱크대, 회화용구, 블랙박스, 외장하드도 제외됐고 외식 도시락도 빠졌다. 무상교육·보육 확대에 따라 유치원 납입금과 학교 보충교육비, 보육시설 이용료 역시 조사 대상에서 사라졌다.
국내 물가 조사는 1947년 조선은행이 서울에서 처음 실시했다. 당시 쌀과 장작, 고춧가루 세 품목이 가계 지출의 46.3%를 차지했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 채소 반찬도 넉넉하지 않아 시래기와 배추, 무에 소금과 고춧가루를 넣은 음식으로 끼니를 버티던 생활상이 수치에 반영됐다. 1965년 전국 단위 소비자물가지수가 출범했을 때 조사원들은 가정을 방문하고 시장을 돌며 쌀과 난방용 석유, 목욕탕 입장료 등 111개 품목의 가격을 손으로 기록했다.
현재 조사 품목은 455개로 늘었으며 현장 가격은 태블릿PC로 입력하고 온라인 상품과 디지털 서비스 가격은 웹 스크래핑으로 수집한다. 품목 구성은 5년마다 바뀐다. 2020년에는 넥타이와 프린터, 사진기가 제외됐고 종이 사전은 2011년에 빠졌다. 반면 쌀과 쇠고기, 돼지고기, 소금, 간장, 된장, 라면, 소주, 맥주, 담배는 1965년부터 자리를 지켰다. 이번 개편은 직접 나물을 손질하고 제사상을 차리던 소비가 줄고 디지털 구독과 간편식 지출이 늘어난 생활 변화를 물가 품목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