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속도에서 벗어나는 해방촌의 명상
핵심 요약
해방촌 명상공간 센터원이 8월 15일 창립 2주년을 맞는다. CEO와 사업가, 기업 간부들은 이곳에서 걷기와 명상으로 일상의 속도를 늦춘다. 기념일에는 차와 싱잉볼, 명상, AI 시대를 주제로 한 무료 행사가 열린다.
서울 용산구 해방촌 언덕의 작은 명상공간 ‘센터원’이 오는 8월 15일 창립 2주년을 맞는다. 광복절에 문을 연 이곳에는 주말마다 회사를 경영하고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CEO와 사업가, 기업 간부들이 찾아온다. 방문객들은 신발을 벗은 채 천천히 걷고 굳은 몸을 푼 뒤, 좌선실에 앉아 잠시 눈을 감는다.
녹사평역에서 해방촌으로 오르는 길 초입에 자리한 센터원은 오래된 조각이 놓인 입구와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이끼정원 테라스를 갖췄다. 루프탑에서는 남산과 옛 미8군 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 창업가는 명상을 마친 뒤 진흙탕도 그대로 두면 맑아진다는 말로 마음의 변화를 표현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눈앞에 붙였던 손바닥을 천천히 떼어내며 거리를 둬야 비로소 보인다는 점을 체감했다.
센터원이 문을 연 2년 전 광복절에도 좌선실에서는 여러 사람이 조용히 명상하고 있었다. 인근 후암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남산을 오가며 해방촌을 지나던 필자는 이후 이 공간을 가끔 찾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주말마다 산에서 몇 시간씩 걸으며 일주일 동안 복잡해진 머리를 정리했지만, 요즘에는 센터원에서 그와 비슷한 시간을 보낸다.
AI가 몇 초 만에 답을 내놓는 시대에 사람들의 판단과 반응도 한층 빨라졌지만, 센터원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바라보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창립 2주년 당일에는 방문객들이 차를 마시고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명상한 뒤 ‘AI 시대, 명상을 말하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모든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을 내려다보는 해방촌에서 참가자들은 다시 잠시 눈을 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