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포착한 외국 연계 의심 계정의 갈등 증폭
핵심 요약
네이버 뉴스 댓글 1억1천만 건에서 외국 연계 활동 의심 계정 2만3천998개가 식별됐다. 의심 계정은 외국 찬양보다 한국 사회와 여야 정치인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는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작성했다. 선거 기간 신규 활동이 늘었지만 조직적 지령이나 금전 지급을 입증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20년치 네이버 뉴스 댓글 약 1억1천만 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결과,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들은 특정 외국이나 우호 세력을 치켜세우기보다 한국 사회와 정치권을 도덕적으로 공격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5년까지의 댓글과 이용자 약 400만명을 조사해 의심 계정 2만3천998개를 식별했다.
이들 계정은 병역제도를 국가가 국민에게 강요하는 착취로 묘사하고, 정치인과 정당은 물론 국가 자체를 무능하거나 부도덕한 대상으로 공격하는 메시지를 주로 작성했다. 이런 양상은 특정 정부나 한쪽 정치 진영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정부에 걸쳐 이어졌다. 이용자 반응이 가장 높았던 한국 비난 댓글의 공격 대상 상위 10개 중 7개는 대통령과 주요 정당 지도자 등 국내 정치인이었으며, 진보와 보수 인사가 모두 포함됐다.
한국을 도덕적으로 비난한 댓글의 평균 ‘좋아요’ 비율은 0.514로 집계됐다. 20년간 분석된 댓글 유형 가운데 평균적으로 ‘좋아요’가 ‘싫어요’보다 많았던 유형은 이것뿐이었다. 외국이나 우호 세력을 직접 찬양하는 방식보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가 이용자의 반응을 더 끌어내고 댓글 상단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았다는 분석이다. 선거와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대통령·국회의원·지방선거 기간 새로 활동한 의심 계정은 주당 평균 34.19개로, 비선거 기간의 22.61개보다 약 51% 많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활동이 특정 국내 세력을 계속 지원하기보다는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진영 간 대립을 지속시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누군가의 지령이나 금전 지급 등 조직적 댓글 공작을 입증할 자료는 이번 연구 범위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의심 계정을 일괄 차단하는 접근보다 갈등이 커지는 선거 시기에 우선 검토할 메시지를 AI로 선별하고, 시민이 관련 정보를 제한 없이 접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 결과는 13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USENIX Security Symposium 2026’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