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이 설계부터 판단까지…연구실 자동화 가속
핵심 요약
AI와 로봇이 실험 전 과정을 연결하는 자율실험실 도입이 연구 현장에서 확대되고 있다. 가속기 실험 준비시간은 202분에서 24분 수준으로 줄었고, 바이오 분야에서는 부적합 세포 제거까지 자동화한다. 장비·데이터 표준화와 핵심 모듈 국산화가 자율실험실 확산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실험 설계와 시료 처리, 측정, 결과 분석, 후속 판단을 연속 수행하는 자율실험실이 연구 현장에 본격 도입되고 있다. 11일 서울 엘타워에서 출범한 자율실험실 산·학·연 협의체는 바이오·화학·소재·가속기 분야의 적용 사례를 공개했다. 반복 작업을 기계에 맡기고 연구자는 핵심 판단과 창의적 연구에 집중하도록 업무 구조를 바꾸는 것이 목표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선행연구에서는 로봇팔과 딥러닝을 활용해 202분이던 시료 처리·측정 준비시간을 24분 수준으로 줄였다. 실제 X선 측정은 9초에 불과하지만 시료 이송과 위치 설정, 조건 탐색에는 수시간이 들 수 있어 자동화 효과가 컸다. 또 자율합성·측정·의사결정 체계를 18시간 넘게 가동하고 249차례 합성을 수행해 최적의 나노결정 합성조건을 찾은 사례도 제시됐다.
바이오 분야의 ‘K-CELL’은 AI가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이 세포 배양과 이송을 담당하는 체계다. 센서와 이미징 장비가 세포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 AI가 부적합한 세포를 가려내 레이저로 제거한다. 연구진은 자동화 장비 4개 이상을 연결해 전체 공정 자동화율을 70% 이상으로 높이고 실험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해 세포치료제 연구의 재현성과 대량생산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화학 분야에서는 석유화학 촉매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유기전자소재, 전기화학 촉매, 2차전지를 대상으로 소재 탐색부터 생산규모 확대까지 자동화 범위를 넓힌다. 정부의 소재 자율실험센터도 2차전지·수소에너지·우주항공·모빌리티·유기반도체·디스플레이 실험을 원격 서비스로 제공할 구상이다. 확산의 관건은 장비와 데이터의 호환, 실험 절차의 표준화다. 해외 고가장비 의존도를 낮출 핵심 모듈 국산화와 국내 기업 생태계 조성도 기술·연구주권 확보를 위한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