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돕는 쉬운 판결문, 법원 내 활용 확대
핵심 요약
서울행정법원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지리드 판결문 초안을 작성하고 법관이 검토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판사 약 35명이 시연회에 참여했으며, 실제 행정소송 판결문에도 클로드가 보조 도구로 사용됐다. 2022년 이후 확인된 작성 사례는 6건으로, 법원행정처는 확대 지원과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서울행정법원이 생성형 AI로 ‘이지리드’ 판결문 초안을 만든 뒤 법관이 수정·보완하는 작성 방식을 도입했다. 지적장애인과 고령자, 문해력이 낮은 사람 등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소송 당사자가 재판 결과를 이해하기 쉽도록 하면서 법관의 작성 부담도 줄이려는 시도다. 지난달 열린 활용 시연회에는 소속 판사 약 35명이 참석했다.
행정7부 강우찬 수석부장판사가 심리한 지적장애인 A씨의 장애정도 미해당 결정 취소 사건에서는 생성형 AI ‘클로드’가 보조 도구로 쓰였다. 이지리드 판결문은 A씨가 승소해 구청 결정이 취소됐다는 결과를 쉬운 말로 제시했다. 이어 구청 판단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먼저 밝히고, 의사 진단과 A씨의 생활 상황, 법관이 직접 확인한 내용을 세 가지 이유로 나눠 설명했다.
재판부는 비실명화한 판결문 또는 사건의 결론과 핵심 판단 이유를 AI에 입력해 알기 쉬운 표현으로 바꾼다. 당사자가 신청하거나 재판부가 필요성을 인정하면 별도 승인 없이 작성할 수 있으며, 합의부 사건은 판사 3명이 내용과 표현을 함께 검토한다. 강 수석부장판사는 작성법을 장애법연구회 홈페이지에 공유했다. 제도적 기반은 올해 시행된 대법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사법지원 예규’다.
예규는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2014년 심의에서 2013년 발간된 장애인 사법지원 가이드라인의 실효성 있는 이행을 권고한 취지를 반영했다. 제정 연구에는 장애가 있는 판사와 변호사 각 1명, 장애인단체 활동가도 참여했다. 다만 작성이 의무가 아니고 업무 부담도 커 2022년 첫 도입 이후 확인된 사례는 6건이다. 강 수석부장판사가 4건, 권형관 울산지법 부장판사와 유환우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가 각 1건을 작성했다. 법원행정처는 절차 안내서에 제도 설명과 신청서를 싣고 지원방안과 관련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