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25주년 앞둔 뉴욕, 시장 참석 놓고 유족 갈등
핵심 요약
9·11 테러 25주년 추모식에 조흐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참석하는 문제를 두고 유가족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시장 참석 금지 청원에는 약 8만명이 서명했지만 유가족 참여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 측은 시민의 단합에 힘쓰고 분열을 부르는 논쟁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9·11 테러 25주년 추모식을 앞두고 조흐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참석 여부가 유가족 사이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자 민주사회주의자인 맘다니가 팔레스타인 권리를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해 온 점을 들어 참석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종교와 정치적 입장을 이유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유족들의 반론도 맞서고 있다.
아내 그레이스를 잃은 조반니 갈란테 등이 개설한 시장 참석 금지 온라인 청원에는 약 8만명이 서명했지만, 이 가운데 9·11 유가족이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들 크리스를 잃은 로버트 휴즈는 시장이 올 경우 일부 유족이 추모식에 불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의 아내 일레인 휴즈도 현장에서 시위가 벌어지면 유가족의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는 걱정을 내놨다.
소방관이었던 아버지를 잃은 리즈 밀러는 참사 25년을 맞은 시점에 필요한 것은 포용과 단합이라며 맘다니를 테러리스트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테러 주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의 재판을 비롯해 해결되지 않은 사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공세가 유족의 상처를 더 키운다고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에 추락한 93편 탑승객 리치 과다뇨의 연인 디키 라펜타도 무슬림을 일률적으로 바라보거나 희생양으로 삼는 태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 9·11 기념관 및 박물관에서 열리는 연례 추모식에서는 희생자 2977명의 이름을 호명하며, 역대 뉴욕 시장은 모두 행사에 참석해 왔다. 맘다니 시장 측은 참사 당시 아홉 살이었던 뉴욕 토박이로서 엄숙한 날 시민들이 하나로 뜻을 모으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도시를 갈라놓는 논쟁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입장도 내놓으면서, 올해 추모식은 기억과 애도의 자리를 둘러싼 유족 내부의 상반된 시각 속에서 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