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석유화학단지 공사장서 흙더미에 깔려 노동자 사망
핵심 요약
울산 에스오일 석유화학단지 공사장에서 50대 노동자가 흙더미에 깔려 사망했다. 사고 현장에는 흙막이 시설이 없었고 경사면이 안전 기준을 초과한 급경사였다. 9조 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27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지난 6월 울산 온산읍의 에스오일 석유화학단지 조성 공사 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흙더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새벽까지 내린 비로 물러진 토사가 임시 교량 아래 경사면에서 굴착 작업 중이던 정모 씨를 덮쳤으며, 목격자들은 여러 명이 흙을 치우려 했지만 무게가 너무 무거워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정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SBS가 확보한 사고 직후 영상에는 쏟아지는 토사를 막을 흙막이 시설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안전보건규칙은 굴착 작업 시 경사면의 적정 기울기를 확보하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곳에 흙막이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사고 현장은 기울기 안전 기준을 넘어선 급경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흙막이 시설은 설치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은 3년 전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제외교 성과로 내세운 '샤힌 프로젝트'의 일부로, 88만 제곱미터 부지에 9조 3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단지 공사 현장이다. 그러나 공사가 본격화된 2024년 53건, 지난해 170건, 올해 상반기에만 127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으며, 올해는 이번 사고를 포함해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소속 김소희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처벌 강화에만 치중해 기업의 안전 투자를 유도하는 인센티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고와 관련해 에스오일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고,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경찰과 노동부 조사에 협조 중이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