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예식 늘어나는 까닭, 비용과 주거의 압박
핵심 요약
폭염과 휴가철에도 비용 절감과 식장 예약난 때문에 8월 예식을 택하는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비수기 결혼 비용은 평균 1954만원으로 성수기보다 200만원 낮다. 30대를 중심으로 결혼이 내 집 마련을 위한 경제적 결합이자 생존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폭염과 휴가철이 겹친 8월에도 결혼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 하객은 이달에만 지인 네 명의 예식에 참석하며, 올해 예정된 지인 결혼식 가운데 3분의 1이 8월에 몰렸다. 하객들은 식사 메뉴보다 실내 예식인지, 지하철역에서 가까운지를 먼저 살필 정도다. 역에서 예식장까지 20분을 걸어 땀에 흠뻑 젖은 뒤 한동안 축하 인사조차 건네기 어려웠던 사례도 있다.
한여름 예식을 택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비용과 예약난이다. 1·2·7·8월 비수기의 대관료와 식대 등 결혼 비용은 평균 1954만원으로 성수기보다 200만원 저렴하다. 드레스 등 부대 항목의 할인까지 더하면 절감 폭은 더 커진다. 코로나 사태 당시 예식장이 대거 폐업한 뒤 최근 혼인 건수가 늘면서 남은 식장의 1년 치 예약이 가득 차자, 예비부부들이 비수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혼인 건수는 2022년 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고, 증가 폭은 남녀 모두 30대 초반에서 가장 컸다. 결혼을 개인의 희생이나 선택으로 바라보던 분위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혼자서는 대출 한도가 부족하고 청약 문턱도 높다는 현실 속에서, 두 사람의 자산과 소득을 합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결혼이 30대를 중심으로 생존 전략의 성격까지 띠기 시작했다.
결혼을 앞둔 한 예비부부는 올해 초 보유 자금을 합치고 대출을 최대한 끌어 서울 외곽의 소형 아파트를 샀다. 언젠가 하려던 결혼을 서두른 배경에는 계속 미룰 경우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이 있었다. 여름 예식을 준비하는 이들 가운데 결혼식 비용을 줄여 주식이나 부동산에 더 투입하려는 사례도 여럿이다. 폭염 속 청첩장에는 자산 형성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과 현실적인 선택이 함께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