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중력 뚫은 블랙이글스의 25분 비행
핵심 요약
블랙이글스가 6대의 항공기로 태극 등 9개 고난도 기동을 수행했다. 8번기 탑승 과정에서 시속 1000㎞ 이상의 비행과 최대 8G의 중력이 이어졌다. 조종사의 반복 훈련과 정비진의 장시간 점검이 에어쇼를 뒷받침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6대의 항공기로 고난도 기동 비행을 펼쳤다. 통상 8대가 참여하는 에어쇼와 달리 이날은 6대만 출격했고, 탑승 기체는 편대를 넓게 살피면서 독립적인 솔로 기동을 수행하는 8번기였다. 비행은 블랙이글스의 상징인 ‘태극’을 포함해 루프, 웨지 롤, 본 톤 롤 등 모두 9개 기동으로 구성됐다.
오전 11시 15분께 대관령 능선이 창밖에 나타난 직후 기체는 시속 1000㎞를 넘겨 수직 상승했다. 뒤집힌 상태로 지면을 향해 급강하한 뒤 방향을 바꿔 치솟는 동작도 이어졌다. 180도 급회전 때는 하늘과 대지의 위치가 뒤바뀌었고, 지구 중력의 8배에 이르는 힘이 몸을 짓눌렀다. 탑승 전 고중력 환경을 견디는 특수 훈련을 마쳤지만, 의식이 흐려질 듯한 순간마다 강한 호흡으로 버텨야 했다.
오전 11시 25분께 편대는 고도 500피트, 약 150m까지 낮춰 비행했다. 활주로와 산등성이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속 1000㎞가 넘는 속도가 더해져 지면을 향해 돌진하는 듯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5분 뒤 다시 고도를 올리자 6대는 급선회와 급상승을 거듭하면서도 대형을 유지했다. 선두의 5대가 간격을 맞춰 움직이고 8번기가 솔로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는 정교한 조종술과 긴밀한 팀워크가 동시에 요구됐다.
8번기를 조종한 신준수(34) 소령은 관객이 보는 몇 분의 에어쇼가 매일 반복하는 극한 훈련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행은 오전 11시 40분께 원주기지 활주로에 착륙하며 끝났고, 기체가 멈추자 정비사들은 엔진 열기가 남은 상태에서 곧바로 점검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륙 2시간 30분 전부터 기체를 확인하고 착륙 뒤에도 1시간 30분 동안 상태를 살핀다. 공중의 화려한 장면은 조종사의 기량과 지상 정비진의 치밀한 협업으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