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세제 개편안에 쏟아진 목표 불명확 비판
핵심 요약
서울시 토론회에서 정부의 8·3 세제 개편안은 정책 목표가 불명확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의 가격과 보유 수를 함께 규제하면 거래와 실거주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층의 주거 유지와 서민의 전월세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6일 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정부의 8·3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강남 고가 주택 보유자와 비거주 1주택자 등에 중과세하는 방안이 집값 안정, 세수 확대, 자산 재분배 가운데 무엇을 목표로 삼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책 수단과 목표가 맞지 않는다며 ‘폭력’이나 ‘돈키호테의 풍차 싸움’에 빗댄 발언도 나왔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초고가 주택의 세금을 강화해 가격과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이 정부가 말하는 정상화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세금으로 구매 수요를 줄이면서 국민에게 실거주 주택을 사라고 요구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서민 지원보다 상대적 박탈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준용 서울시정비사업연합회장은 임대료로 생활하거나 건강 문제로 자녀 집에 머무는 고령층도 있다며, 임대 또는 비거주만을 이유로 보유세와 양도세를 무겁게 매기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번 조세 정책이 취득 시기와 장기 보유 여부를 충분히 구분하지 않은 채 양도차익이 큰 주택의 매각을 압박한다고 지적했다.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초고가 주택을 규제하려면 보유 주택 수 규제는 완화해야 강남 주택을 처분한 뒤 강북이나 지방의 주택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과 주택 수를 동시에 제한하면 거래 선택지를 모두 막는 결과가 된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집값 상승 원인으로 지목된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해야 하지만, 1가구 1주택의 거주 요건을 강화한 개편안은 오히려 고가 1주택 선호를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월세를 구하지 못하는 서민에게 어떤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 물으며,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령자가 살던 집을 팔고 떠나도록 유도하는 방향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려는 욕구를 침해하는 정책으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