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범죄 전건 송치, 적용 죄명이 가른다
핵심 요약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를 경찰이 자체 종결하지 않고 공소청에 전건 송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같은 사건도 경찰이 학대가 아닌 폭행·상해·공갈 등의 죄명을 적용하면 전건 송치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구체적인 입법 과정에서 적용 죄명과 피해자 특성, 범죄 유형 가운데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정해야 한다.
노인·장애인·아동 학대와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 등 7대 범죄를 경찰이 자체 종결하지 않고 공소청 검사에게 모두 넘기는 방안이 추진된다. 4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해당 사건 피해자가 면담을 신청할 경우 검사가 의견을 최대한 듣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다만 같은 행위라도 경찰이 어떤 죄명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전건 송치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세부 기준 마련이 핵심 과제로 남았다.
스토킹처벌법 위반 사건은 경찰이 불송치하더라도 피해자의 별도 이의신청 없이 검사가 다시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교제폭력에 폭행·상해죄가 적용되거나 장애인 학대 사건이 폭행죄로만 처리되면 피해자가 직접 이의를 제기해야 재차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노인을 위협해 재산을 빼앗은 사건도 노인 학대로 분류하면 전건 송치 대상이지만, 공갈이나 강요 혐의를 적용하면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수사관의 법률 적용이 보호 절차의 진입 여부까지 좌우하는 구조다.
전건 송치는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 전까지 경찰이 1차 수사를 마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보내고, 검찰이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정하던 방식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불송치로 종결할 권한을 갖게 됐다. 현재도 피해자가 무혐의 처분 등에 이의를 신청하면 검사의 판단을 받을 수 있지만, 신청서 작성에 법률 조력이 필요한 경우 비용 부담이 뒤따랐다. 7대 범죄 전건 송치는 스스로 불복 절차를 밟기 어려운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번 조치는 검사의 수사권 폐지 추진 과정에서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피해자·여성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7대 범죄에 한정해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모든 수사를 마친 뒤 사건을 공소청으로 넘기도록 하는 구체적인 입법은 이르면 9월 가능할 전망이다. 입법 과정에서는 적용 죄명뿐 아니라 피해자의 특성과 실제 범죄 유형을 기준으로 삼을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 전건 송치 범위를 피해자 보호를 위해 더 넓힐지도 함께 논의할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