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만에 미국 여자프로야구 부활, 한국인 첫 투구 김라경
핵심 요약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72년 만에 출범해 여성 프로야구 선수 60명이 탄생했다. 한국 선수 김라경이 WPBL 역사상 첫 투구 주인공으로 뉴욕 소속 선발 등판한다. 김라경은 한국 여자야구 개척자로,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드래프트 11순위로 지명받았다.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2일 공식 출범하면서 전 세계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하는 여성이 0명에서 60명으로 늘었다. 1954년 전미여자프로야구(AAGPBL) 해체 이후 72년 만에 미국에 여자 프로야구 리그가 다시 생긴 것이다. 이날 개막전에서 한국 여자야구 간판 김라경(26)이 WPBL 역사상 첫 투구 주인공으로 나선다.
김라경은 현지 시간 8월 1일 미국 일리노이주 로빈 로버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전에 안방 팀 뉴욕 소속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상대는 WPBL 4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선수가 없는 로스앤젤레스(LA)다. 김라경과 함께 김현아(26·보스턴·포수), 박주아(22·샌프란시스코·내야수)도 프로 계약을 맺었다. 출국 전 서울에서 만난 김라경은 한국 여자야구 인프라를 고려하면 프로 선수 3명이 나온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실력을 인정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라경은 한국 여자야구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그 이전에는 리틀야구에 참가한 한국 여자 선수가 없었고, 김라경이 뛸 중학교 팀이 없자 리틀야구는 나이 제한을 중학교 1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렸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여자야구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그는 고교 시절 사회인 야구 팀에서 뛰었고, 서울대 야구부 소속으로 한국대학야구 U-리그 최초 여자 선수 출전 및 등판 기록을 남겼다. 이후 일본 실업팀에서 도전을 이어가다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고, 프로야구 한화 투수였던 아들 김병근(33)이 수술 끝에 1군 경기 없이 방출된 과정을 지켜본 아버지는 딸에게 그만하라고 만류했다.
아버지의 반대를 뿌리치고 WPBL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김라경은 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뉴욕에 지명됐고, 뉴욕이 가장 먼저 선택한 투수가 됐다. 그는 11개국 선수들이 모인 트라이아웃에서 자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걸 느꼈고, 리그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WPBL은 이번 시즌 6주 동안 팀당 15경기씩 정규시즌을 치른 뒤 포스트시즌으로 초대 챔피언을 가린다. 김라경은 6주 일정에 아쉬움도 있지만 리그가 생긴 것만으로 감사하며, 부모님께 더 이상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개막전 플레이볼은 2일 오전 7시이며, 모든 경기는 유튜브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