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돌본 치매 남편 살해…고령 아내 항소 기각
핵심 요약
치매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80대 아내에게 항소심도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검 결과를 근거로 전선 등에 목이 우연히 감겼다는 사고사 주장을 배척했다. 유족이 선처를 요청했지만 A씨가 범행을 전면 부인해 양형에 반영되지 않았다.
치매를 앓는 남편을 오랜 기간 간병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아내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3부 조효정 고법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A씨의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법정에서 구속하지는 않았다.
A씨는 2022년 12월 19일 오후 10시께 경기 의왕시 자택 거실에서 엎드려 있던 남편 B씨의 목을 집 안에 있던 도구로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이 호흡하지 않자 A씨는 따로 살던 아들에게 연락했고, 집에 도착한 아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범행 약 7년 전부터 치매를 앓았으며 당시 건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상황이었다.
A씨는 1심부터 항소심까지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남편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주변에 놓인 멀티탭 전선 등에 목이 우연히 감겨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검에서 확인된 얼굴과 결막의 상태, 목 부위 출혈과 내외부 손상을 종합해 끈과 같은 물체가 목을 압박해 발생한 질식사로 판단하고 사고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족들은 A씨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형량에 반영할 사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유족이 이를 받아들일 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양형상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태에서는 유족의 처벌 불원만으로 형을 낮출 수 없다고 보고 양측의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