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마력보다 편안함 돋보인 볼보 EX90
핵심 요약
EX90은 대형 차체와 680마력의 성능을 운전 부담을 낮추는 편안함으로 다듬었다. 정숙성과 시트 지지력, 안정적인 주행 감각, 적재 편의 기능이 돋보였다. 화면 중심 조작과 음성 AI, 부족한 소형 수납공간은 개선 과제로 확인됐다.
볼보자동차의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을 6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경기 의정부까지 왕복 64㎞ 구간에서 시승했다. 전폭 1964㎜, 무게 약 2.7t의 대형 차체와 최고출력 680마력의 트윈모터를 갖췄지만,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핵심은 강한 성능보다 부담을 덜어주는 편안함이었다. 퍼포먼스 모드에서는 가속페달 반응이 빨라졌고 고속에서도 노면을 단단히 붙잡으며 힘을 부드럽게 전달했다.
운전석은 조약돌 모양의 장치 하나를 조이스틱처럼 움직여 시트의 앞뒤 위치와 높이,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도록 구성했다. 허벅지 받침을 최대로 연장하면 성인 남성의 오금 부근까지 지지했다. 정숙성도 두드러졌다. 창문을 닫자 동대문 도심의 오토바이 소리와 매미 울음이 거의 차단됐고, 통풍 시트의 작은 바람 소리가 느껴질 정도였다. 세종포천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인 뒤에도 풍절음과 노면 소음은 적었다.
적재와 탑승 편의에도 피로를 줄이려는 설계가 반영됐다. 트렁크 버튼으로 3열 좌석을 자동으로 접을 수 있고, 무거운 짐을 실을 때는 차체 뒤쪽 높이를 낮출 수 있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른 날이었지만 파노라마 루프를 통한 열기는 우려할 수준이 아니었다. 14.5인치 중앙 화면과 운전자 화면,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필요한 정보를 연계해 보여줬으며, 주차 때 다른 차량과의 남은 거리를 ㎝ 단위로 표시했다. 차량 안팎의 센서 데이터는 향후 안전 기술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조작 방식과 수납 구성은 보완점으로 남았다. 공조 장치와 사이드미러 조절, 글로브박스 개폐까지 대부분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처리해야 해 물리 버튼에 익숙한 운전자는 적응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음성 AI 비서 ‘아리아’는 시승 중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직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잦아 음성 인식 정확도와 지원 범위 개선이 요구됐다. 도어트림은 물건이 드러나는 개방형이고 센터 콘솔의 작은 물건 수납공간도 넉넉하지 않아, 운전자와 동승자가 휴대전화를 함께 둘 때 불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