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에너지특별회계 두고 산업부와 기후부 갈등 격화
핵심 요약
6조원 규모 에너지특별회계를 두고 산업부와 기후부가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산업부는 자원 안보를 위해 회계 권한 반환과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을 원하는 반면, 기후부는 탈탄소 사업 재원 축소를 우려해 반대한다. 기획재정부는 논의가 진행 중이나 방향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6조원 규모의 에너지및자원사업특별회계(에특회계)를 둘러싸고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 에특회계는 에너지 자원 개발·비축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등에 사용되는 특별회계로, 작년 10월 정부 조직개편 이후 운용·관리 권한이 산업부에서 기후부로 넘어갔다. 그러나 최근 중동전쟁으로 자원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산업부가 다시 권한을 되찾아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 재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기후부, 산업부는 지난달부터 에특회계 운영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해 세입 기준 6조1459억원인 에특회계는 세입의 절반가량이 산업부 소관 화석연료 부과금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원유나 가스 수입·판매 시 부과되는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가스안전관리부담금 등이 포함된다. 작년 예산 기준으로는 50.8%가 기후부 사업에, 38.4%가 산업부 사업에 편성됐다.
산업부는 중동 전쟁을 계기로 석유 비축량 확대와 원유 도입선 다변화 등을 위한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을 검토 중이며, 이 재원으로 에특회계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석유·가스 부과금으로 조성된 돈인 만큼 관련 산업 지원에 쓰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다. 반면 기후부는 에특회계가 산업부로 넘어가면 무공해차 보급 등 탈탄소 사업 재원이 축소될 것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넘겨받은 회계를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돌려주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에특회계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이나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 부처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특회계를 둘러싼 갈등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 자원 안보, 탈탄소 전환 사이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둘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