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이 사라진 한국, 영화로 되살린 40년 독재
핵심 요약
6월 항쟁이 없었던 한국을 그린 대체역사 영화 ‘숨어드는 산’이 8월 12일 개봉한다. 두 방첩대 형사는 감시 대상인 만삭의 여성과 순천으로 향했다가 기획 수사에 휘말린다. 흑백 화면과 통금·검문·연좌제 설정을 통해 40년간 지속된 군사독재의 일상을 묘사한다.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지 않아 제5공화국이 2020년까지 이어졌다는 대체역사 영화 ‘숨어드는 산’이 8월 12일 개봉한다. 최창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105분 분량의 흑백 드라마로, 군사독재가 40년간 지속된 한국에서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두 형사가 체제의 표적으로 뒤바뀌는 과정을 그린다.
대구시경 방첩대 형사 인혁과 상준은 반체제 인사 명훈의 행방을 찾기 위해 만삭인 아내 수경을 감시한다. 조선족 출신인 수경은 인터넷 댓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포상금과 중국 귀국을 조건으로 남편의 은신처를 알려주겠다고 제안한다. 세 사람이 순천에 도착하자 본청 특설대가 수경을 대규모 간첩단에 포함하려는 기획 수사를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한다.
영화 속 한국에서는 전두환이 계속 권력을 장악하고 있으며 ‘멸공’이 일상적인 인사말로 쓰인다. 도시 외곽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시행되고 도로마다 무장 군인의 검문소가 설치돼 있다. 명훈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임금 착취와 낙인에 시달리는 수경의 삶은 연좌제가 작동하는 사회를 드러낸다. 수경에게 연민을 보이던 두 형사도 승진과 보상을 위해 방첩대에 복무해 온 체제의 일부로 묘사된다.
특설대의 개입 이후 인혁과 상준이 누리던 작은 권력은 사라지고, 세 사람은 추적을 피해 이동한다. 유일한 피신처로 제시되는 곳은 명훈이 숨어 있다는 산이지만 영화는 그곳의 산악 게릴라가 어떤 세력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2020년에 촬영한 작품은 6년 만에 관객을 만나며, 김시은·강길우·이한주가 출연하고 포레스트 필름이 제작과 배급을 맡았다.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