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조 해약준비금 손질…사업비 규제도 강화
핵심 요약
금융당국이 58조원으로 불어난 보험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의 근본 개선에 나선다. 대량해지 가정 완화와 음의 부채 적립 제외가 주요 검토안으로 제시됐다. 과도한 신계약비가 준비금 증가 요인으로 지목돼 사업비 규제도 함께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58조원까지 불어난 보험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한다. 현행 적립 방식이 보험사의 배당을 장기간 가로막은 데 이어 지급여력과 기본자본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건강보험 과당경쟁과 과도한 신계약비가 준비금 증가를 부추긴 만큼 사업비 규제를 함께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핵심 검토안은 준비금 산출에 적용하는 대량해지 가정을 현행 80~100%에서 보장성보험 25%, 저축성보험 35%로 낮추는 방안이다. K-ICS 요구자본 계산에도 같은 해지 위험률이 쓰인다. 초기 손실로 부채가 음수가 되는 계약의 준비금을 0원으로 처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두 조정이 반영되면 일부 회사는 배당 재원을 확보하거나 수조원 규모 준비금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는 IFRS17 도입 뒤 체결된 신계약을 산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으나 채택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동안 세법상 비용 인정액 감소와 세 부담 증가를 우려했던 손해보험사들도 준비금 적립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자 제도 개선 쪽으로 돌아섰다. 현행 제도가 이어지면 대형사도 내년 말 배당가능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줄고, 평균 40% 수준인 배당성향이 2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은 앞선 두 차례의 부분 조정에서 벗어나 내년 기본자본비율 규제 시행에 맞춘 종합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IFRS17 도입 이후 사업비의 비용 인식 기간이 7년에서 최장 수십 년으로 늘어나자 보험사들은 신계약비를 대규모로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평가 부채는 줄었지만 원가 기준 준비금은 급증했다. 당국은 합리적인 업계 요구를 검토하되 제한 없이 지출되는 사업비를 통제하는 대책도 개선안에 담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