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세 근이영양증 환자의 국립센터 청원
핵심 요약
근이영양증 환자 한성민씨가 독립된 국립희귀질환센터 설립을 국민청원으로 제안했다. 의료 현장의 질환 이해 부족으로 뇌사와 사망 등 피해 사례가 이어졌다. 청원은 전문 진료체계와 24시간 돌봄을 통해 희귀질환자의 생존과 자립을 지원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1975년생 근이영양증 환자 한성민씨가 독립된 국립희귀질환센터 설립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냈다. 일곱 살 무렵 유전자 변이에 따른 질환을 진단받은 그는 근육과 근막을 유지하는 단백질 결핍으로 팔과 다리의 힘이 점차 줄어드는 병을 안고 살아왔다. 호흡부전과 폐렴 위험이 큰 가운데 현재 신경유전과뿐 아니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재활의학과, 정신의학과, 치과에서 합병증 관련 진료를 받고 있다.
초등학교 때 보행 장애가 시작된 한씨는 중학생 때까지 혼자 걸었지만 이후 다리의 힘이 빠져 보행할 수 없게 됐다. 어머니 주유희씨는 운전을 배워 통학을 맡았고, 아들을 업어 5층 교실까지 데려간 뒤 가방을 다시 올려줬다. 컴퓨터에 능숙해 교무실 기기를 수리하던 한씨는 광운대 전산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대부터 손 사용도 어려워졌지만 마우스를 이용해 20년 넘게 일을 이어왔다.
청원에는 전문적인 대응이 부족한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은 피해가 반영됐다. 최근 한 지역 대학병원에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는 퇴원한 다음 날 가래를 배출하지 못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심부전증이 발생한 환자가 119의 관내 병원 이송 과정에서 대응 시기를 놓쳐 구급차 안에서 숨졌다. 질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치과 시술로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한씨는 희귀질환 환자들이 병원을 여러 차례 옮기며 수년에 걸쳐 진단받는 이른바 ‘진단 여정’을 줄이고, 진료와 응급 대응을 집중적으로 맡을 국립희귀질환센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몸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고령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받는 그는 24시간 돌봄을 통해 가능한 한 독립적인 삶을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청원은 전문 진료체계와 상시 돌봄을 갖춰 희귀질환자의 생존과 자립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