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도 지표면 누비는 야생동물 구조 현장
핵심 요약
폭염 속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가 30종 157마리를 돌보며 구조와 방생을 이어갔다. 현장 지표면 온도는 44도까지 올랐고 직원과 야생동물 모두 극심한 더위에 노출됐다. 올해 여러 지역에서 제비 구조가 늘면서 고온과 번식기 생존의 연관성을 살필 조사가 요구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7일, 충남 예산의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는 오전부터 구조와 방생 작업으로 분주했다. 휴무 없이 운영되는 센터에는 고라니 19마리, 너구리 34마리, 수달 3마리, 황조롱이 2마리 등 30종 157마리가 머물고 있었다. 이날 새매와 참새 등 6마리가 구조됐고, 파랑새와 매, 황조롱이 등 5마리는 자연으로 돌아갔다.
정예은 재활관리사는 오전 계류장에서 방생을 앞둔 파랑새 5마리의 날개와 깃털, 꼬리, 배 상태를 점검했다. 가림막으로 햇빛을 차단했지만 내부 온도는 33도 안팎, 습도는 88%까지 치솟았다. 직원들은 동물이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온도를 관리하면서 신고 접수와 현장 구조, 치료·재활, 계류장 관리, 방생을 함께 맡고 있다. 번식기인 6~8월은 구조 요청이 집중되는 시기다.
박가현 재활관리사는 공주의 논에서 제비를 방생한 뒤 세종의 야산과 수변공원으로 이동해 청딱따구리와 매를 차례로 풀어줬다. 유리창 충돌로 구조된 청딱따구리는 재충돌 위험을 피해 구조 지점과 가까운 낮은 산에서 방생했다. 지표면 온도가 44도에 이른 수변공원에서는 상자가 열린 뒤에도 매가 한동안 날지 못했다. 야외 작업에 나선 직원은 물과 이온음료, 선크림, 팔 토시로 더위에 대비했지만 최근 1시간 30분가량 작업하다 현기증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조치원에서 신고된 새끼 제비는 구조팀이 도착하기 전에 폐사했다.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현장에서는 입을 벌려 숨 쉬는 새가 자주 관찰되고 있다. 올해 전남에서 구조된 제비는 지난해 14마리에서 46마리로 늘었고, 경남은 지난 11일까지 22마리, 충남은 지난 7일까지 70마리로 집계됐다. 충남 구조 개체 가운데 20마리는 둥지에서 떨어졌다. 정다미 박사는 사례 증가를 기후변화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고온이 번식기 제비에 추가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둥지 위치별 온도와 새끼의 생존·이탈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