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이 바꾼 일상…그늘길 찾고 코앞도 배달
핵심 요약
최고기온 40도의 폭염 속에 시민들이 최단 거리보다 그늘이 많은 이동 경로를 선택하고 있다. 그늘길과 냉방 정류장, 무더위 쉼터를 안내하는 앱의 이용이 빠르게 늘었다. 양산·냉감용품 판매와 초단거리 배달, 가까운 거리의 택시 이용도 함께 증가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오른 6일 오후, 여의도 직장인 진성민(26)씨는 점심 식사 뒤 ‘그늘로’ 앱을 켰다. 목적지까지 ‘그늘 48%’인 길을 선택하면 10분 남짓한 이동 시간의 절반가량을 햇빛을 피해 걸을 수 있었다. 최단 경로보다 길을 건너더라도 그늘이 많은 동선을 택하는 모습은 폭염이 바꾼 도심의 일상을 보여줬다.
지난달 15일 출시된 그늘로는 지난 1일 내비게이션 분야 다운로드 209위에서 3일 119위로 상승했고, 서울에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전체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이용자는 4만명에 육박한다. 대학생 유민준(23)씨가 개발한 이 앱은 태양 고도와 건물 그림자를 실시간 계산하고 지하통로·가로수 정보를 반영한다. 버스에서 햇빛을 덜 받는 좌석 방향도 안내한다.
폭염 회피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에어컨 정거장’은 냉방시설이 있는 버스정류장과 가까운 지하철 쉼터를 보여준다. ‘최고수 공작소’는 재난안전데이터를 활용해 주민센터와 도서관, 경로당 등 전국 6만곳이 넘는 무더위 쉼터를 표시한다. 양산 사용층도 넓어졌다. 6일 오전 안암역 1번 출구에서는 시민 10명 중 3명이 양산을 펼쳤고, 남성과 학생, 고령층도 눈에 띄었다.
더위는 소비와 이동 방식까지 바꿨다. CU의 7월 31일∼8월 5일 양우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85.4%, 생수는 337.9%, 맥주는 10.2% 늘었다. 8월 1∼5일 다이소의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 매출도 각각 70%, 460% 증가했다. 지그재그의 7월 냉감이불 판매는 4869%, 냉감 베개는 162%, 쿨링 잠옷은 387% 뛰었다. CU 배달 매출은 4배 가까이 늘었고 도보 100m 미만 주문도 급증했다. 평소 걷던 거리를 택시로 이동하는 승객까지 늘면서 폭염 회피가 앱·소비·교통 전반으로 확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