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에 쉴 틈 없는 에어컨 수리 현장
핵심 요약
기록적인 폭염으로 비수기였던 8월에도 에어컨 수리 수요가 급증했다. 오대령 기사는 하루 약 15건을 처리하며 지난 5일 서울 시내 100㎞를 이동했다. 고온 속 야외 작업 부담이 커졌지만 늘어난 수요와 고객 반응이 일의 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의 한 빌라 옥상은 저녁을 앞두고도 기온이 35도를 웃돌았다. 빽빽하게 놓인 실외기 사이에서 에어컨 수리 기사 오대령(36)씨는 고장 원인을 컴프레서로 판단하고 부품을 교체했다.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이마에는 땀이 흘렀고 옷은 땀과 먼지로 뒤범벅이 됐다. 차가운 커피를 급히 마신 그는 곧바로 다음 현장으로 향했다.
오씨의 하루는 오전 8시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시작됐다. 얼굴에 선크림만 간단히 바르고 강남구 압구정동 상가로 이동한 뒤 역삼동 가정집과 중구 청구동 빌라 등을 거쳐 다시 강남으로 향했다. 이날 자정까지 서울 시내 10곳을 방문했고 운전 거리는 100㎞에 달했다. 상가 작업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들면서 처리 건수는 평소보다 적었지만, 상가와 빌라 수리가 포함돼 하루 수입은 100만원을 넘었다.
에어컨 수리 업계에서 8월은 그동안 비수기로 여겨졌다. 본격적인 더위가 오기 전 점검과 수리를 마치는 고객이 많고, 8월에 고장이 나면 남은 여름을 선풍기로 버틴 뒤 이듬해 수리하려는 수요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통상 8월에는 하루 수리 주문이 많아야 10건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문의 전화만 하루 30통가량 걸려오고 있다.
새벽에도 고장 난 에어컨을 즉시 고쳐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지만, 오씨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약 15건이다. 현장에 동행한 날에도 휴대전화로 수리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수입이 늘어난 만큼 작업 부담도 크다. 야외에서 5분만 일해도 눈앞이 흐려지고 어지러울 정도지만, 그는 수요가 몰린 시기에 최대한 많은 현장을 소화하고 있다. 수리를 마친 뒤 기뻐하는 고객의 모습은 고된 일정 속에서 일을 이어가는 성취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