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도 폭염에 드러난 서울 쉼터의 빈틈
핵심 요약
서울이 40.2도를 기록한 가운데 쪽방촌 주민과 이동노동자는 냉방·휴식 공간 부족을 겪고 있다. 약 4000곳의 무더위 쉼터 가운데 80% 이상이 노인·복지시설에 집중돼 이용 장벽이 나타났다. 서울시는 편의점 활용과 이동노동자용 임시 쉼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2026년 8월 7일 서울의 기온이 40.2도까지 오르며 87년 만에 입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서울시는 약 4000곳의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냉방시설이 부족한 쪽방촌 주민들은 집이나 골목 그늘에서 선풍기에 의지해 폭염을 견디고 있다. 배달기사 등 이동노동자도 근무 도중 더위를 피할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용산구 동자경로당은 전기료 부담으로 집에서 에어컨을 충분히 사용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매일 찾는 피난처가 됐다. 강모 씨(89)도 비용 걱정 없이 냉방을 이용할 수 있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러나 서울 무더위 쉼터의 80% 이상이 경로당을 비롯한 노인·복지시설에 몰려 있어, 공동시설 이용이 낯설거나 해당 시설과 접점이 적은 시민에게는 심리적인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
취약계층의 폭염 노출은 올해 처음 확인된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는 2023년 쪽방촌에 안개분사기를 설치하고 창문형 에어컨을 지원했으며, 응급구호반 운영과 순찰을 통해 건강취약자를 관리했다. 2026년 7월 대전 쪽방촌에서도 주민들이 낡은 선풍기로 더위를 버티는 상황이 이어졌고, 대전시는 병입 수돗물 공급과 쉼터 점검에 나섰다. 냉방비와 냉방기기 부족이 지역을 가리지 않는 과제로 남은 셈이다.
서울시는 경로당 중심의 기존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편의점 등 생활밀착시설을 무더위 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동노동자가 업무 중 이용할 수 있는 임시 쉼터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 폭염은 쉼터 숫자뿐 아니라 위치와 운영 방식, 이용 대상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드러냈다. 쪽방촌 주민과 이동노동자가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후속 대책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