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화면에 갇힌 삶과 사색의 빈자리
핵심 요약
스마트폰 화면에 몰두하는 일상이 삶을 직접 경험하는 감각을 약화시키고 있다. 짧은 영상의 3초 단위 몰입은 고독과 독서, 깊은 사색의 시간을 밀어낸다. 20년 전 예감과 예견의 3초는 오늘날 화면 소비의 3초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느라 고개를 숙인 모습이 일상의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눈앞에 현실의 세계가 펼쳐져 있어도 사람들은 액정 안의 장면을 좇고, 다시 현실을 화면 속에 담으려 한다. 삶을 직접 살아가기보다 관찰하고 기록하는 태도가 앞서면서, 스마트폰은 경험과 시선을 끌어당기는 작은 세계가 됐다.
화면을 한 번 밀어 올릴 때마다 짧은 영상과 이미지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약 3초 단위로 시선을 붙잡는 이른바 ‘돌입과 몰입’은 말하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계속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찰나의 자극이 평생 이어질 듯 반복되는 구조 속에는 스스로 삶을 살아간다는 감각마저 흐리게 할 수 있는 함정이 놓여 있다.
초연결 환경은 혼자 있는 시간의 성격도 바꿨다. 누구와도 이어지지 않은 채 온전히 사색하기가 어려워졌고, 두어 시간 동안 책 한 권에 집중하는 일도 쉽지 않게 됐다. 궁금한 점은 인공지능이 곧바로 풀어주며, 넓었던 세상은 손안의 스마트폰만 한 크기로 압축됐다. 고독과 독서, 질문을 따라 생각을 확장하던 시간은 짧은 화면의 연속과 맞부딪히고 있다.
시인은 시의 마지막 각주에서 20년 전 자신을 ‘삼 초 먼저 보는 여자’로 표현한다. 당시의 3초는 화면을 넘기는 소비의 시간이 아니라 예감하고, 예지하고, 예견하는 생각의 시간이었다. 현재의 짧은 몰입과 과거의 선행하는 감각을 나란히 놓으면 변화는 선명해진다. 핵심은 3초의 길이가 아니라 그 순간을 화면에 내줄지, 생각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데 사용할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