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국 공동방위 출범…중동 안보 지형 재편 변수
핵심 요약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이 지역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세 나라는 군사력과 방위산업, 재정 능력을 결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개입 의무는 공개되지 않았다. 참여국 확대와 실제 위기 때의 대응 수준이 새로운 안보 협력체의 실효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7일 현지시간 ‘메카 공동방위협정’으로 불리는 상호방위조약에 서명했다. 지난해 사우디와 파키스탄이 맺은 안보 협력을 3국 체제로 확대한 것으로, 참여국들은 지역 안보 위협에 함께 대응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조항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군사동맹으로 비치는 데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세 나라는 서로 다른 자원을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파키스탄은 실전 경험을 갖춘 군대와 핵무기를 보유했고, 튀르키예는 드론을 비롯한 방위산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우디는 대규모 재정 능력으로 군사 협력을 뒷받침할 수 있다. 다만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공격할 때 다른 두 나라에 군사 개입 의무가 생기는지 등 실제 작전과 직결된 기준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조약은 미국의 중동 안보 공약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이스라엘·이란의 영향력 확대가 겹친 시점에 체결됐다. 미국을 주요 안보 파트너로 삼아온 사우디와 튀르키예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외교정책과 자체 방위 요구 속에서 대안을 모색해 왔다. 사우디는 이란과 그 동맹 세력의 위협을 받아왔고, 튀르키예는 이스라엘과의 긴장 및 쿠르드 무장세력 문제를 안고 있다. 파키스탄도 아프가니스탄과 국경 분쟁 중이며 지난해 인도와 무력 충돌을 겪었다.
향후 참여국 확대와 실제 위기 대응 수준이 협정의 영향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집트와 카타르, 시리아, 아랍에미리트의 합류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시리아는 내전 이후 재건, 이집트는 경제 안정과 국내 정세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도 예멘 문제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놓고 3국과 견해차가 있다. 미국 주도의 아브라함 협정이 별도 협력 구도로 자리 잡은 만큼 경쟁적 안보 블록의 형성 여부도 변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