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도 폭염에 멈춰 선 건설현장
핵심 요약
서울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최고 39도의 폭염 속에서 잦은 휴식과 냉방용품으로 작업을 이어갔다. 일부 대형 현장은 작업시간을 조정했고 고양시의 두 건설현장은 공정을 전면 중단했다. 소규모 사업장과 지방 현장에는 냉방시설과 휴게시설이 부족한 문제가 남았다.
한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른 지난 5일,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서울 용산구 건설현장에서는 노동자들이 강한 햇볕과 달아오른 아스팔트 열기를 견디며 작업을 이어갔다. 정오 무렵 인근 편의점에는 얼음과 아이스크림, 물과 음료를 사려는 노동자들이 몰렸고 카페 좌석도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로 찼다. 현장에서는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고 노동자들이 평소보다 자주 쉬며 체온을 낮췄다.
오후 3시께 동대문구 건설현장 주변 온도계는 37.5도를 나타냈다. 팔토시와 작업복을 갖춰 입은 노동자들은 그늘에 줄지어 앉아 안전모를 벗고 땀을 닦았다. 대형 현장들은 얼음물과 쿨링패치, 이동식 에어컨을 준비하고 출근 시간을 앞당기거나 휴식 시간을 늘렸다. 기온이 38도에 가까워지면 작업을 멈춘 뒤 물을 마시고 충분히 쉬었다가 햇볕이 약해진 뒤 남은 공정을 마치는 방식도 적용됐다.
폭염기 작업 기준은 2024년 경북 구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더위로 숨진 사고 이후 강화됐다.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2시간마다 20분 휴식이 권고되며, 35도를 넘을 경우 매시간 15분을 쉬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을 중지하도록 권고된다. 노원구에서 일하는 50대 용접공은 불꽃과 열기가 겹치는 작업 부담 때문에 다음 주부터 일주일간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공정을 아예 중단한 사업장도 생겼다. 경기 고양시 풍동의 포스코이앤씨와 DL이앤씨 건설현장은 이번 주 폭염 대응을 위해 작업을 전면 멈췄다. 반면 소규모 사업장과 지방 현장에서는 냉방시설과 휴게시설이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에어컨과 환풍 설비가 설치되기 전의 실내 공사장은 창문조차 열기 어려워 노동자들이 먼지와 열기를 함께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현장 규모에 따라 폭염 대응 여건의 차이도 뚜렷하게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