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도 언덕길 누비는 돌봄 인력, 쉴 곳은 없었다
핵심 요약
39도 폭염 속 생활지원사가 구리시 언덕길을 걸으며 취약 노인의 건강과 생활을 돌봤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면 담당 노인 15명의 안부를 매일 확인하고 연락이 끊기면 직접 방문한다. 휴식 공간과 점심시간이 부족한 현장에서는 재택근무 지침과 실질적인 보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른 지난 5일 오전, 경기 구리시 인창동의 언덕길을 7년 차 생활지원사 유모(52)씨가 검은 양산과 얼음물에 의지해 걸었다. 유씨는 하루 3~4명의 집을 직접 찾아 식사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약 복용과 집안일을 챙긴다. 폭염특보가 내려지면 담당 노인 15명의 안부도 매일 확인해야 한다.
첫 방문지는 80대 중점관리군 노인의 집이었다. 10분 넘게 걸어 도착한 유씨는 냉방 여부와 허리 상태, 파스 사용을 살핀 뒤 참외를 깎고 설거지를 도왔다. 다시 24분 동안 땡볕을 걸어 찾아간 70대 일반군 노인의 집에서는 당뇨약을 한 알씩 천천히 먹도록 챙겼다. 이동할 때마다 이마와 목덜미에서 땀이 흘렀지만 별도의 차량이나 가까운 휴식 공간은 없었다.
생활지원사는 장기요양 등급을 받지 못했으나 일상 지원이 필요한 65세 이상 취약 노인을 돌보는 인력이다. 전국 약 3만7000명이 한 사람당 노인 15~16명을 맡아 말벗과 병원 동행, 장보기, 청소, 행정 업무 대행 등을 수행한다. 평소 주 3회인 안부 확인은 폭염특보 때 매일로 늘고, 중점관리군에는 하루 두 차례 전화해야 한다. 연락이 닿지 않으면 곧바로 집을 방문한다.
업무가 늘어도 생활지원사에게 보장된 휴게시간은 30분뿐이며, 이마저 밀린 전화와 상담 일지 작성에 쓰인다. 점심시간이 따로 없고 화장실 이용도 쉽지 않아 물을 충분히 마시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손풍기와 쿨토시, 얼음물 지원 및 무더위쉼터 이용 확대가 추진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폭염 중대경보 때 전화 중심의 재택근무 지침을 요구한다. 취약 노인 돌봄을 지속하려면 생활지원사의 안전도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