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도 폭염 속 멈춘 냉방…화성 보호소의 여름
핵심 요약
화성외국인보호소 수용자들이 39도에 육박한 폭염에도 제한적인 냉방으로 더위를 견디고 있다. 냉장시설과 여름용 침구가 없는 가운데 최근 수용자들이 잇따라 쓰러졌다. 냉방 개선은 법무부 차원의 결정이 필요해 현장 요구가 즉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난 5일 경기 화성시 마도면의 낮 최고기온이 39도에 육박한 가운데, 화성외국인보호소 수용자들은 제한적으로 가동되는 냉방시설에 의지해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이중 아크릴 벽을 사이에 두고 만난 수용자 세 명은 민소매 속옷 차림으로 연신 얼굴의 땀을 닦았다. 일부는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에어컨을 트는 게 낫다”며 냉방 확대를 호소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 20대 자보르(가명)씨는 약 2평의 공간에서 10명과 함께 지낸다. 방에는 손바닥 크기의 환풍구형 에어컨 4개가 설치돼 있지만 하루 두 차례, 약 2시간씩만 작동하고 첫 가동도 지난 7월에야 이뤄졌다. 침구는 두꺼운 겨울용 모포뿐이어서 밤에는 더위로 잠에서 깨거나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극심한 폭염 때 중앙 냉방이 한 차례 추가로 가동되지만 수용자들이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았다.
보호시설 내부에는 냉장시설이 없어 수용자들은 미지근한 물을 마시며 버틴다. 스리랑카 국적 30대 니말(가명)씨는 다른 수용자들에게 물을 자주 마시라고 당부하고 있다. 여름 내내 수용자 10명 중 9명가량이 상의를 벗거나 속옷 차림으로 생활하며, 특히 60~70대 고령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보르씨는 과거 머물렀던 구치소에서는 얼음과 아이스크림이 제공됐지만 이곳에는 그런 지원이 없다고 말했다.
약 한 달 전에는 중국 국적 수용자 한 명이 폭염 속에서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됐고, 지난 4일에도 다른 수용자가 쓰러졌다가 약 30분 뒤 방으로 돌아왔다. 당시 수용자들은 벽을 두드리며 더 많은 공간을 시원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관리직원은 냉방 개선이 법무부 차원의 결정 사항이라며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곳에는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외국인이 주로 입소하며, 보호 기간은 원칙적으로 9개월이고 난민 신청 뒤 대기하는 등의 예외에는 최대 20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