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도 철탑 위 131일…택시기사 건강 악화
핵심 요약
고영기씨가 39℃ 폭염 속 20m 통신탑에서 131일째 농성하며 혈압·혈당과 심장 이상을 겪고 있다. 택시월급제 시행 유예 이후 택시업종을 간주근로시간제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고용노동부, 집권 여당 관계자의 현장 방문은 없었고 용혜인 의원이 현역 의원 중 처음 찾았다.
인천 남동구 길병원사거리의 지상 20m 통신탑에서 131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20년차 택시기사 고영기(57)씨의 건강이 악화하고 있다. 혈압은 정상 기준인 120㎜Hg 미만을 크게 웃도는 160㎜Hg 이상으로 측정됐고, 혈당도 정상 기준 100㎎/㎗ 미만의 두 배가 넘는 200㎎/㎗ 이상을 기록했다. 호흡과 심장박동에도 이상이 나타났으며 가슴 부위의 불편감도 이어지고 있다.
통신탑의 전체 면적은 0.8평이지만 가운데 기둥과 계단을 빼면 고씨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0.25평에 불과하다. 두 다리를 모두 펴기 어려운 합판 위에서 쪽잠을 자는 가운데 8월 6일 인천 최고기온은 39℃까지 올랐다. 유일한 휴대용 선풍기는 장시간 가동 끝에 고장 났고, 지상에서 올린 아이스팩과 얼린 물수건은 2~3시간이면 녹았다. 지난해 12월 건강검진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농성 초기 혈압이 190㎜Hg대까지 치솟아 5월 초부터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총무국장인 고씨는 택시월급제 전국 시행을 2028년까지 2년 더 미루는 택시발전법 개정에 반대해 3월 29일 철탑에 올랐다. 개정안은 4월 국회를 통과해 5월 공포됐다. 이후 고씨는 디지털 미터기로 운행시간을 초 단위까지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마련해 택시업종을 간주근로시간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걸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고씨는 오전 6시 30분께 일어나 혈압약과 단백질 보충제를 먹고 소셜미디어로 농성 소식을 알린다. 좁은 공간에서 줄어든 근육을 유지하려고 더위가 누그러지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가량 운동하고, 오후 6시부터 시민 선전전을 진행한 뒤 새벽 1시께 잠든다. 응급헬기와 구급차, 오토바이 소음 속에서 수면은 하루 5시간가량에 그친다. 농성 넉 달이 지나도록 현장을 찾은 정부와 고용노동부 관계자, 집권 여당 의원은 없었으며 지난 4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처음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