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점으로 만나는 추사와 동반자들의 교유
핵심 요약
국립중앙박물관이 김정희의 학문과 예술, 교유 관계를 담은 작품 38점을 선보인다. 초기 편지와 ‘소동파입극도’, 이건희 기증 허련·이하응 작품이 처음 공개된다. ‘불이선란도’와 말년 서예를 포함한 전시는 11월 22일까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1일 서화실 세 번째 주제 전시인 ‘추사 김정희와 그의 동반자’를 개막한다. 19세기 지식인 김정희의 학문과 예술을 주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살피는 자리로, 보물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를 비롯해 편지와 서예, 그림 등 38점을 공개한다. 전시는 11월 22일까지 이어지며, 12월부터는 ‘조선 모더니즘 : 조선 말기의 회화’가 뒤를 잇는다.
전시장에는 소식이 뜸한 부인에게 서운함을 나타낸 편지와 누이의 장례를 챙기지 못한 슬픔을 적은 편지가 나온다. 부친 김노경의 예조판서 임명과 자신의 문과 급제가 겹친 1819년, 황해도 병영의 무관에게 조심스러운 심경을 담아 보낸 편지는 처음 공개된다. 청 문인 주학년이 그리고 옹방강과 완원 등이 감상 글을 남긴 ‘소동파입극도’도 2023년 구입 이후 처음 관람객과 만난다.
김정희는 1817년 통일신라 소성왕의 왕비 계화왕후가 조성한 아미타불상 관련 비문을 찾으려고 경주로 향했다. 흩어진 무장사 비석의 돌 조각을 잡초 속에서 찾아낸 뒤 발견 경위와 감회를 새겼고, 앞서 입수한 탑본은 청나라 학자 옹방강과 그의 아들 옹수곤에게 보내 학술적 의견을 나눴다. 돌에 남긴 글에는 세상을 떠난 옹수곤과 금석 연구의 기쁨을 함께하지 못한 안타까움도 담겼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작품 가운데 제자 허련이 원나라 화가 예찬의 화풍으로 그린 산수도와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1851년 제작한 난초 그림도 처음 선보인다. 1852년 북청 유배에서 풀려난 뒤 과천 시절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선란도’, 1856년 제자 유치전을 위해 쓴 ‘산호가·비취병 대련’에서는 말년의 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김유근과 권돈인을 위해 제작한 ‘가을 나무와 흰 구름’, ‘번상촌장에게 증정한 난초’도 지역과 신분,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 김정희의 폭넓은 교유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