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밀폐 작업장, 마루 노동자 폭염 대책 공백
핵심 요약
실내 마루 시공 노동자들이 최고 38℃의 밀폐 공간에서 분진복을 입고 장시간 작업하고 있다. 냉방장치와 물, 정기 휴식 등 기본적인 폭염 대응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현장이 확인됐다. 평당 단가로 인한 휴식 기피를 해소하려면 임금 감소 없는 휴게시간 보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 건설 현장의 실내 마감공정 노동자들이 최고 38℃에 이르는 밀폐 공간에서 장시간 작업하고 있다. 마루 시공 노동자 A씨(58)는 바닥을 고르는 그라인더 작업 중 발생하는 발암 요인 분진을 막기 위해 통풍되지 않는 분진복을 하루 약 4시간 입는다. 최근에는 작업 도중 머리가 돌고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매일 나타나고 있으며, 동료도 눈앞이 노랗게 변하는 증세를 호소했다.
현장 내부 온도는 34~38℃로 측정되지만 선풍기와 온도계조차 없는 곳이 많다. 비가 오면 마루가 젖지 않도록 창문까지 닫아야 한다. B씨(49)는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하루 12~13시간 일하며, 땀과 분진이 뒤섞여 생긴 피부 질환으로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다. 현장의 폭염 대응은 냉방되는 안전교육장에서 하루 한 차례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사진을 남기거나 물 섭취와 자율 휴식을 당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폭염 위기경보는 7월 27일 ‘심각’ 단계로 높아졌지만 실외 노동 중심의 대응으로 실내 마감 노동자들이 관리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마루노동조합 등은 7월 29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냉방장치 사용과 시원한 물 제공, 정기 휴식 등 폭염안전 수칙의 이행을 요구했다. 한 현장 관리자 단체대화방에는 다른 사업장의 실내 작업 중 온열질환 사망 사실과 함께 휴식·물 섭취를 확인하라는 메시지도 게시됐다.
근무시간 단축만으로는 위험과 생계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어렵다. 청주 현장의 C씨는 폭염경보로 오후 2시에 퇴근하지만 기존 작업량을 줄어든 시간에 몰아서 처리해 부담이 커졌고, 전국 현장을 다니며 드는 숙박비·식비·기름값도 감당해야 한다. 시공 면적에 따라 보수를 받는 평당 단가 구조에서는 쉬는 즉시 수입이 줄어든다. 고용노동부는 노조가 제보한 전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14일까지 집중 점검하며 물과 휴식을 제공하지 않는 취약 현장을 불시에 확인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임금 감소 없는 폭염 휴게시간을 보장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