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가장의 베이징대 의대행, 중국서 공정성 논쟁
핵심 요약
38세 리롱이 세 번째 재도전 끝에 베이징대 의학부 8년 통합 과정에 합격했다. 칭화대 졸업 후 사교육 강사로 일한 그는 업계 위축을 계기로 의사의 꿈을 다시 선택했다. 합격을 둘러싸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평가와 청년의 제한된 기회를 줄였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출신 리롱(38)이 올해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에서 약 20만 명 가운데 상위 300위 안에 들며 베이징대 의학부에 합격했다. 30대 후반 가장의 재도전 성공을 두고 연령과 무관한 공정한 경쟁이라는 평가와 정원이 제한된 의대에서 청년의 기회를 줄였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리롱이 입학할 베이징대학교 건강과학센터 과정은 8년 통합 프로그램으로, 수료하면 의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리롱은 이미 한 차례 중국 최고 수준의 대학 교육을 받은 이력이 있다. 2008년 가오카오에서 750점 만점에 695점을 얻어 칭화대 이과대학에 진학했다. 당시에는 가정 형편과 부모의 기대를 고려해 의대 대신 취업에 유리한 진로를 택했다. 대학 재학 중 과외로 생계를 보탰고 2012년 졸업 전 부모에게 아파트를 마련했다. 졸업 뒤에는 사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베이징에 아파트 두 채를 구입하고 가정도 꾸렸다.
안정적으로 이어지던 생활은 2020년대 들어 중국 정부가 사교육 규제를 강화하면서 변화를 맞았다.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업계의 정체를 체감한 리롱은 2024년 미뤄뒀던 의사의 꿈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2024년과 2025년 가오카오에서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나, 올해 세 번째 시험에서 베이징대 의학부 합격선을 넘어섰다. 과거 선택을 되돌려 새로운 전문 분야에 진입하려는 그의 행보는 중국 사회에서 ‘인생 2막’ 도전의 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논쟁의 핵심은 동일한 시험을 거친 결과와 제한된 교육 기회의 배분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모인다. 비판하는 쪽은 고등교육과 경제적 기회를 이미 누린 30대가 의대 정원까지 차지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옹호하는 쪽은 나이에 관계없이 같은 조건에서 실력으로 경쟁한 결과라고 맞섰다. 중국은 2001년 가오카오 응시 연령 제한을 폐지해 고교 졸업과 동등한 학력이 있으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리롱은 특혜 없이 경쟁했으며, 자신을 증명하기보다 열정을 가진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하려는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