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건설현장도 멈추지 못한 노동자 82%
핵심 요약
체감온도 35도 이상에서도 건설노동자 절반이 별도 중단 지시 없이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감온도 38도 이상에서 작업 중단을 요구하지 못한 비율은 82.2%였고, 어지러움과 근육 경련 경험도 확인됐다. 일용직 노동자는 휴식에 따른 임금 감소가 생계 타격으로 이어져 폭염 속에서도 작업을 멈추기 어려웠다.
체감온도가 35도를 넘는 폭염에도 건설노동자 절반은 별도의 중단 지시 없이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건설노동자 2515명을 대상으로 5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설문에서 50%가 이같이 답했고, 중대폭염경보 기준인 체감온도 38도 이상에서도 작업 중단을 요구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82.2%에 달했다. 일한 만큼 임금을 받는 일용직 노동자에게 작업 중지는 곧 소득 감소로 이어져 생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1일 경기 시흥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 15명이 지하주차장 외벽을 세우고 있었지만 작업장에 놓인 선풍기는 두 대뿐이었다. 작업 시간을 앞당겨도 오전 10시를 지나면 무거운 안전장비를 착용한 노동자들의 몸은 땀에 젖었다. 형틀 목수 신모(54)씨는 지난해 여름 폭염 속에서 구토 증세를 느껴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올해도 작업 여건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사 기일과 동료들의 시선 때문에 소규모 현장에서 중단을 요구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폭염은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 이상으로 이어졌다. 설문 응답자의 51.8%가 어지러움을 경험했고, 28.5%는 온열질환의 전조증상인 근육 경련을 겪었다. 노동자가 스스로 폭염을 이유로 작업 중단을 요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7.8%에 그쳤다. 정부가 일정 체감온도 이상에서 작업 중지 등을 권고하고 있지만, 휴식 시간의 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노동자가 실제로 일손을 놓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 62개 지점의 평균기온은 29.1도로, 122년간의 국내 기상관측에서 가장 높은 8월 상순 기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최고기온 평균은 34.4도로 2018년의 34.7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서울 전역의 폭염주의보는 11일 해제됐고, 전국 낮 최고기온은 12일 25~33도, 13일과 14일 각각 27~34도로 예보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면적과 설비 중심으로 2011년 마련된 최저주거기준에 기후재난의 구조적 취약성을 반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